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포 Jun 24. 2022

치포 디자인 #01. 간판

치킨 노포의 디자인 요소들을 알아보자.

치킨 노포 감성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간판 아닐까?


간판의 목적은 광고효과이며, 간판의 디자인은 도시의 역사를 온몸으로 말해준다고 한다. 

이전(2012)에 근현대디자인박물관 갤러리 모디움에서 <간판 역사 100년전-간판, 눈뜨다> 라는 전시를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100년 전 한국의 간판들이 꽤나 흥미롭게 느껴진다.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1/61177)

 

1980-90년대 생겨난 치킨 노포들은 그 시대의 어떤 역사를 어떤 디자인으로 보여주고 있을지 궁금하다.


좀 더 사례들을 조사하여 모아지면 더 좋은 자료로 다시 업데이트 하기로 하며, 몇개의 간판들을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1. 후렌드 치킨




컬러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많은 말이 들어가지 않아 잘 정돈되어 보인다. 

‘치킨’ 단어에 포인트를 준 삐침이 있는 폰트를 사용함으로써, '후렌드' 서체의 간결/단순함에 경쾌함을 더하고, 치킨을 먹는 즐거움과 닭의 건강함이 잘 드러나는 듯 하다.

오렌지 컬러의 톤온톤 활용을 통해 식욕을 자극하면서도 시인성이 좋으며, 깔끔함, 간결함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햇빛 노출에 따라 만들어진 그라데이션이 세월의 흐름을 짐작하게 하면서 정감을 느끼게 한다.


2. 브라운 호프

밤에 더욱 영롱한 '브라운 호프'

다른 장식요소 없이 단단하고 정직한 느낌의 서체를 사용하여 주목도를 더하였다. ‘치킨명가’를 추가적으로 작게 표기하여 치킨이 맛있는 호프임을 효과적으로 나타내었다. 간판 뿐만아니라 외관에도 다른 설명이 없이 깔끔하다. 


3. 꼬랑치킨

‘꼬랑치킨’ 상호명을 엠블럼화 하고 각도를 기울여 넣어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하였고, 맛있는 치킨 인증마크처럼 도장을 찍은 느낌을 나타낸 듯 하다. 배경에는 전통문양에서 차용한 패턴을 적용하여 한국치킨의 헤리티지를 강조하였다.

상호명에 집중을 유도한 레드컬러는 시간이 흐르며, 바랬지만 아름다운 코랄컬러로 변하여 강렬한 레드보다 오히려 신비스럽고 세련됨을 더하는 듯 하다.


4. 뽀빠이 호프치킨

붓글씨 느낌의 명조체를 사용하여 치킨에 대한 진지한 마음을 나타내고, 치킨 음식점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청록계열의 컬러를 사용하여 안정감을 주면서도 독특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맥주잔의 거품이 글자 밑으로 흐르는 듯한 표현을 통해 명조체의 다소 진지하고 정적인 느낌과 대비를 이루며, 치킨 먹기 직전의 설레임을 잘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5. 그린 호프

가장 많이 사용된 컬러는 노란색 이지만, 그린컬러를 ‘그린’글자에 적용하여 ‘그린’ 호프의 이름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주목도가 높은 컬러들의 활용으로 멀리서도 찾아올 수 있도록 하였다. 맥주의 거품은 보통 흰색으로 표현하지만, 노란색의 주배경과 대비되는 화이트 배경에서도 도드라지도록 노란색을 사용하여 거품이 아닌 진짜 맥주를 흘러넘치게 줄 것 같은 후한 인심을 기대하게 하는 것 같다.


6. 꼬끼꼬끼 치킨 호프

HY각헤드라인 B 서체. 바르게 써진 치킨 호프 글자는 정직하고 신뢰감이 느껴진다. 주목도 높은 옐로우 컬러와 대비되는 볼드하고 진한 '치킨 호프' 글자는 어디서도 눈에 잘 띈다. 독특한 건물 구조 덕분에 간판이 삼면에 있어, 지나가다 한번씩 보게 될 듯 하다. 꼬끼꼬끼 라는 네임과 닭 요리사 심볼은 글을 읽을 때도 읽지 않을 때도 치킨을 파는 곳임을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와 대비되는 옛스러움을 간직한 옛골 서체는 이전 옛골호프를 계승한 전통을 보여주고 있다.


7. 금강산 호프

쉽게 사용하기 어려운 레드 & 블루 조합이 그리운 금강산 이라는 상호명에 더해져, 태극을 연상하게 하며 나라사랑의 이미지를 자연스레 떠오르게 한다. 주목도가 높은 밝은 옐로 컬러에 레드 블루 이외에도 부가적인 메뉴들은 글자에 박스처리를 하여 많은 컬러를 사용하여 보여주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다 잘 보이고, 각각의 목적에 맞게 잘 정렬된 느낌이다.



<치킨 노포들의 간판 특징>

1. '치킨'과 '호프' 가  이름보다 강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2. 눈에 띄는 옐로우, 오렌지의 난색 계열을 많이 사용한다. (불을 밝히지 않아도 눈이 부실 수 있다. 그린, 블랙 컬러가 독특하게 느껴진다.) 

3. 간판과 가게 전면에서 많은 정보들을 제공한다.


더 많은 치킨 노포들을 살펴 본 후,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을 해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치킨 노포 방문기 #02. 역삼동 꼬끼꼬끼 치킨호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