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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희씨 Sep 09. 2019

저널리즘의 미래, 진짜 이야기에서 찾다

저널리즘의 미래 콘퍼런스를 다녀와서 

“한국언론 기자 질문 수준”, “한국언론사망” 이런 검색어 실검 1위를 차지하는 요즘, 저널리즘의 미래, 아니 저널리즘이 할 수 있는 건 대체 무엇인지를 탐색해볼 수 있는 콘퍼런스가 열렸다. 미디어오늘 주최 콘퍼런스 ‘저널리즘의 미래’, 나는 올해가 세 번째 참여다. 콘퍼런스 때마다 격동하는(?) 미디어 생태계 흐름을 받아들이기 바빠 소화시키기가 힘들었던 경험에 올해는 셋째 날 콘퍼런스만 신청했다.      


셋째 날 주제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독자의 발견’, ‘저널리즘의 확장, 스토리텔링과 플랫폼의 실험’, ‘라운드 테이블 진짜 이야기를 쓰다, 동영상 콘텐츠의 새로운 지평’, 마지막 ‘저널리즘 업그레이드를 위한 제안’ 등이었다. 각기 다른 영역의 이야기이지만 맥락은 찾을 수 있었다.   

   

셋째 날 키노트 강연 주제는 <진짜 이야기의 조건>으로 박상현 미디어 칼럼니스트가 맡았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스토리텔링의 진화,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끌어내는 진짜 이야기는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진짜 이야기의 조건은     


박상현 칼럼니스트는 저널리즘에서의 속보 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저널리즘에서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늘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아무리 많은 뉴스가 쏟아져도 끝까지 읽게 되는 뉴스는 그리 많지 않다. “운전을 하다가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끝까지 들을 수밖에 없을 만큼 몰입도 높은 스토리를 생산해내야 한다, 그 방법은 바로 호기심을 충족하는 취재에 있다고 했다.

      

질문이 좋아야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      


호기심을 충족하는 취재, 진짜 이야기를 찾기 위한 노력은 시사인 천관율 기자의 강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천관율 기자는 시사인이 보도한 <20대 남자 현상> 보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사례를 이야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대표적 그룹, 페미니즘에 강한 저항감을 보이는 그룹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20대 남자들 이른바 20대 남자를 설명하는 말들은 많았지만 데이터가 없었기에 데이터부터 만들어야 했다고 천관율 기자는 말했다. 그런데 정작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208개의 문항이 담긴 초대형 여론조사를 기획했고, 거기서 얻은 데이터를 해석해나가며 질문하고 그 결과 특징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천관율 기자는 질문이 좋아질수록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진짜 이야기를 써낸 기자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탐사보도를 훌륭하게 해낸 기자들의 생생한 후기도 들을 수 있었다. 직접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따서 요양원에 취업해 돌봄 노동의 실태를 고발한 한겨레 권지담 기자, 쪽방촌의 소유주들을 추적한 한국일보 이혜미 기자, 간병살인과 안락사 조력 자살 사례를 찾아내 보도한 서울신문 탐사보도팀의 이성원 기자의 취재후기를 들었다. 세 기자 모두 현장에서 질문을 갖고 그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사례를 찾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제 몸으로 현장에 뛰어들었다. 뻔한 결론에 다다를 수도 있는 주제를 탄탄한 취재의 힘으로, 잘 짜인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주는 이런 보도들은 우리가 잘 몰랐던 세계에 대해 알게 해 주고, 구조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 줘 사회가 함께 생각해봐야 할 의제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솔루션 저널리즘 필요해      

 

저널리즘은 사회 문제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면 안 된다.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보도를 넘어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과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새로운 저널리즘 패러다임, 설루션 저널리즘에 대한 강연도 관심을 더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지난해 콘퍼런스에서도 소개돼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지역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솔루션 저널리즘을 소개했던 진민정 한국 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이 올해도 유럽의 사례를 소개하며 솔루션 저널리즘은 언론의 신뢰회복, 그리고 민주주의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의미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바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널리즘의 위기, 다시 본질로 돌아가라  

   

솔루션 저널리즘은 위기의 저널리즘에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솔루션 저널리즘과 맥락이 닿아 있는 커뮤니티 저널리즘은 마지막 강연에서 정준희 교수가 이야기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활약 중인 정준희 교수의 ‘저널리즘의 본질과 시대적 사명’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정준희 교수는 저널리즘이 더 이상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준희 교수는 이제 개별 공동체의 커뮤니티 저널리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의 커뮤니티마다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저널리즘은 자기 창조적이어야 하며 커뮤니티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위해 담론을 개발하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하고, 공익성을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언론에 희망 있나?   

   

콘퍼런스를 다녀온 지 일주일이 훌쩍 지났고 그 사이 언론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많은 양의 보도를 쏟아냈다. 그 어느 때보다 언론에 대해 불신과 불만이 넘쳐나는 지금,  좋은 질문을 만들어내고 그 답을 찾기 위해 현장을 뛰고 탄탄한 취재를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으로 진짜 이야기를 만들어 공동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저널리즘의 역할은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한국 언론 수준은 개선될 수 있을까? 이번 조국 사태가 언론의 수준을 다시금 성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콘퍼런스 속 이야기들과 극명히 다른 현실에 처한 지금에 언론개혁은 어떤 의미인가 또 다시금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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