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트립
다섯번째 트립
16년 7월 29일-30일, 금-토
@양양 동산리
힙스터를 꿈꾸는 친구 K와 함께 금요일 휴가를 내고 양양으로 향했다.
농협에서 장을 보고 맛있는 막국수를 먹었다.
터미널로 마중나온 우주사장님은 웃통을 까고 있었다. 서퍼들은 다 이렇단다.
차를 타고 가면서 사장님이랑 대화한 게 생각난다.
나: 사장님, 오늘 파도 어때요?
우주사장님: 오늘? 개장판이야! 하하하
나:
(파도가 없는 바다를 '장판'이라 부릅니다.)
파도가 없는 걸 알았지만 정말 없었다. 7월의 양양 바다는 정말 장판이구나.
그간 없던 해수욕객들이 많이 있었다. 바다 앞에 파라솔들도 가득하고 간이 노점들도 생겼다. 바다에는 펜스가 쳐져서 어느 정도 구획의 앞부분은 해수욕장으로 나뉘고 나머지 구간에서 서핑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금요일이라 사람도 별로 없어서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여름의 기분!
4미리 웻수트를 장만해 가져왔지만 너무 더워서 입지 못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멋지게 쓰려고 장만한 모자도 깜빡하고 안가져왔다. 더워서 비키니만 입고 패들링을 했다. 웻수트를 안입으니 뭔가 몸이 가볍고 패들이 잘되는 기분도 들고.
뜨거운 햇볕 아래 맑은 바닷물에서 패들링 연습을 하고, 잘 하는 서퍼 커플을 곁눈질하며 파도를 타보려 노력했다. 패들링 힘이 강한 그분들은 파도를 만들어 타는것만 같았다. 부러운 마음만 한가득 안고 휘적거렸다.
저녁에는 고기를 굽고 맥주를 마시고, 살짝 취한 채로 밤의 바닷가를 산책했다.
발가락을 적시는 파도가 시원했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K와 패들 연습을 했다.
파도가 하나도 없는 바다에 우리밖에 없어서 너무 좋았다.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여서 충분한 연습은 못했지만 이 넓은 바다에 우리 둘만 있는게 신기했는지
피곤해도 웃으면서 패들링을 하고 강한 햇살을 등진 채 파도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햇살을 받은 아침바다의 수평선은 에메랄드빛이고 해안에 가까워올수록 연한 쪽빛을 띠었다.
물은 맑아서 고운 모래와 조개가 보이고 간혹 몇 마리의 날치같은 것들이 뛰어 올랐다.
잊지못할 좋은 추억이 되었다.
점심은 샥슈카를 만들어서 사장님들과 나눠먹었다. 희규사장님은 맛있게 드셨는데 우주사장님은 토한것 같다고 싫어하셨다. 결국엔 드셨지만..! 인구리에 있는 약국 앞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내려왔다.
즐겁게 잘 다녀왔지만 다음엔 꼭 차트를 확인해봐야겠다 다짐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