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nikos Aug 20. 2018

공유를 부르는 입소문의 원칙.

조나 버거의 <컨테이저스> 를 읽고

최근 나를 가장 괴롭히고 있는 문제는 다름 아닌 오사카 출판 프로젝트이다.


글 쓰는 셰프로 유명한 선배와 함께 하는 작업에서 오는 긴장, 정말 넌덜머리나게 책 안 읽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책 읽으라고 마케팅해야 하는 어려움, 그리고 무엇보다 스타트업을 시작 한 뒤로 '클라이언트의 일'이 아닌 오롯이 나의 일, 나와 회사의 동지들이 직접 투자하고 마케팅하는 첫 번째 작업이기 때문이다.


조그만 스타트업이기에 각자 복수의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고, 나 역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마다 북치고 장구치고 해야 할 것도 많지만 이 프로젝트만큼은 놀라울만치 롤이 분명하다. X나 책 팔기. 본업인 셈이다.


어떻게 팔아야할까?


출판산업의 불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독서인구의 감소도 해마다 나오는 얘기다. 독립출판사가 생겨나 각자의 색깔과 주제를 담은 책과 잡지가 쏟아지고 있어도, 동네마다 개성있는 서점이 생겨서 북카페니 북펍이니 하는 곳들이 나타나도 근본적으로 사람들의 태도와 인식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니까 '책'이라는 미디어가, 정보와 지식을 담은 그릇이 어쩌면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책의 물성 그 자체를 사랑하는 이가 아직은 많고, 이북도 어쨌든 텍스트가 기반이니까. 하지만,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비롯해 싸워야 할 상대들이 너무 많은 현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는 책이라고 정의하고싶은데 후에 따로 써보기로하자. 어쨌든  더 눈에 띄고 호기심을 일게하고, 보고싶다는 뿜뿜을 일으켜야지 책은 살아남을 수 있다. 장은수는 이를 그의 책 <출판의 미래>에서 책의 발견성을 높이는 일과 출판사의 가치를 공유하는 열정적인 팬을 모으는 '팬덤'현상으로 표현했다.


독자를 어떻게 마케터로 만드느냐 하는 것이 책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채널에서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책의 가치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재편집 및 구성하여 발행한다가 첫째요, 이를 본 미래의 잠재고객들이 그 가치에 공감하게 만든다가 둘째, 그렇게 공감하고 저자와 출판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는 이들을 팬으로 만든다가 째, 팬으로 만든 이들을 모으고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경험하게 한다가 마지막이 되겠다. 콘텐츠 마케팅 -> 팬 확보 -> 커뮤니티 구축 -> 새로운 경험(비즈니스)


그런데 첫 번째 관문부터 난관이었다. 오사카 프로젝트의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퍼트려야 하는가. 고민이 꽤 길어지면서 이런 저런 텍스트를 이어가던 중 드디어 그 분을 영접한 책이 바로 이 책, 조나 버거의 <컨테이저스>였다. 나 같은 경우는 엉키고 설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대개 책을 활용하는 편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텍스트를 대하던지 머리속 한 켠에 고민의 자리를 비워둔 다는 것. 언제든지 꺼내 대입할 수 있어야 실타래를 푼다.


소셜가치 + 계기 + 감정 + 대중성 + 실용성 + 스토리 가 저자가 말하는 공유의 법칙.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고?


이 책에서 언급하는 원칙은 다음의 여섯 가지이다.


1. 소셜 화폐의 법칙 : 사람들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이야기를 공유한다.

(예) 버버리의 아트 오브 더 트렌치 사례. 델타항공사의 마일리지, 스마트바겐스닷컴의 스마트 쇼퍼 클럽


2. 계기의 법칙 : 사람들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것을 공유한다.

아무리 멋들어진 이야기나 크리에이티브라도 그 물건을 사용하거나 서비스와 동떨어진 공간에서 회자된다면 아무 쓸모 없다. 또한 매일 일상속에서 회자될 수 있는 '계기'와 연관성을 갖어야 쉽게 공유된다.

  (예) 마스 초콜릿바 사례, 배경음악과 슈퍼마켓, 멋진 카피나 슬로건은 행동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가수 리베카 블랙의 곡 <프라이데이>. 장범준의 <벚꽃엔딩> <여수밤바다> 도 같은 맥락이 아닐지.


3. 감성의 법칙 : 사람들은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주제를 공유한다.

긍정 혹은 부정은 관계가 없다. 생리적 각성이 공유의 불씨를 당긴다.

각성 상태가 높은 감정 --> 긍정 : 경외심, 흥분, 즐거움(유머) VS 부정 : 분노, 불안

각성 상태가 낮은 감정 --> 긍정 : 만족감 VS 부정 : 슬픔

즉, 현자상태가 오는 콘텐츠나 우울하게 만드는 콘텐츠는 꽝.

190~191p, 정보검색과 구글의 동영상 사례, 파리지앵 러브 동영상


4. 대중성의 법칙 : 사람들은 눈에 잘 띄는 것을 모방하고 공유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생각을 외부로 표현하게 하라.

(예) 무벰버 재단의 사례, 핫메일의 사례, 내 아이폰에서 보냄 메세지 사례.


5. 실용적 가치의 법칙 : 사람들은 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를 공유한다.

(예) 쉐어하우스의 사례. 꿀팁. 등 실용적 가치는 다른 이들이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


6. 이야기성의 법칙 : 사람들은 흡입력이 강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예) 트로이의 목마 이야기가 왜 수천년을 계승하는가. 아기돼지 삼형제, 전래동화가 왜 기억되기 쉬운가. 친구는 광고보다 믿음직하다.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는 것만 생각하다가 정작 어떤 주제로 입소문을 낼 것인가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인기몰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입소문의 결과가 해당 기업에 가치를 더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오사카 책은 결국 여행에세이자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작가의 미려한 문장과 남다른 견해가 독자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 것인가,생리적 각성이 발현될 것인가? 부족하다면 그런 생리적 각성을 일으킬 마케팅 도구나 컨텐츠는 무엇일까? 책의 텍스트와 이미지가 여행을 하고싶도록 공감각적인 감정을 이끌어 낼 것인가. 여행 정보로 촘촘하게 엮은 인덱스, 그리고 그 인덱스를 활용하여 마케팅할 목적으로 재구성한 콘텐츠가 과연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비범한 소셜 화폐로 받아들여 질 것인가. 우리가 만들어내는 동영상이 과연 여행자들에게 '스토리'가 될 만한 재미나 교훈, 혹은 감동을 담았는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쓰기, 생존을 위한 마케터의 선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