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서는 자리는 늘
피하고 싶은 자리가 있습니다. 앞에 서는 자리입니다.
며칠 전에는 예배에서 고작 사회를 보는 자리인데
진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사람들 앞에 서면 이렇게 늘 긴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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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생활을 하며 임원을 뽑는 총회 날에
종종 결석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선교지에 나갈 때도 앞에는 서지 않겠다며
미리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어찌 보면, 카메라 뒤에 숨을 곳이 있어서
숨 쉴 수 있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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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거나, 앞에 서서 말하는 게 어려운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제법 나이가 찼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나는 앞에 서는 자리가 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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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여 년 전 네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주님이 내 마음에 들려주셨던 그 말 이후로,
나는 익숙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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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자랑이 될까 봐, 너의 의가 될까 봐
말하지 않은 것 때문에 너와 보낸 수많은 시간들이 가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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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울면서 회개했습니다.
그래서 고민하고 결정하는 순간마다
'순종의 자리에 서겠습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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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나는, 내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 걸음이 또 어떤 길로 걷게 만들고
주님이 어디로 인도해주실지 알지 못하지만,
멀리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순종하는 것으로 걸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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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을 다니엘 기도회.
지금 나의 최선은 무책임한 것 같지만,
아무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주님,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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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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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무책임 #순종 #그사이에서 #길위에서던진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