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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땅몰타 Mar 27. 2019

7. 내 책이 세상에 나왔다

몽땅몰타 독립출판 이야기 - 출판 그리고 그 후

몽땅몰타 출간 파티

2018년 여름 드디어 우리 책 '몽땅몰타'가 출판되었다. 형용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며칠간 이어졌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분께 도움을 받았고, 크라우드 펀딩까지 거치면서 작지만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어 출간 파티를 열기로 했다. 몰타에서 한번, 우리가 사는 부산에서 또 한 번 진행했다. 파티 초대권은 크라우드펀딩 리워드에 포함시켰고 파티 비용은 펀딩에서 충당할 수 있었다. 뜨거운 여름 송정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이는 펍을 대관하였고, 몰타 맥주 'CISK'를 협찬받아 부산에서 작은 몰타를 만들어보려 노력했다. 고맙게도 많은 분이 공간을 가득 채워 축하해주셨다. 결혼을 해보지 않았지만, 과연 결혼하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물론 이건 신랑 없는 결혼식 느낌이었다). 책을 만들기까지 겪었던 이런저런 이야기, 몰타 이야기를 이어가며 길다고 생각한 2시간이 금세 지나가 버렸다. 출간 파티에서 몰타에  대해 더욱 자세히 이야기하고 피드백받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면서 진행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출판을 진행하는 분들께 여유가 된다면 꼭 출간 파티를 리워드에 포함시키길 추천한다.



책방 입고


감동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었지만 '책 유통'이라는 큰 단계가 기다리고 있어 빠르게 현실로 돌아왔다. 책뿐만 아니라 모든 물건이 마찬가지다. 아무리 품질 좋은 웰메이드 제품이라 하더라도 마케팅과 유통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독립출판물이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대형 출판사의 경우 출판사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유통을 진행하지만 독립출판물은 작가 스스로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영풍문고,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에 유통하기 위해서는 배본사를 이용해야 하는데, 매달 비용이 꽤 들기 때문에 독립출판물은 주로 작은 책방에 입고한다.


저자가 직접 책방에 소개서와 함께 입고 문의 메일을 보내야 한다. 단순히 글로 책을 소개하기보다 보기 쉽게 시각화한 소개서를 권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입고 메일이 오는 책방 측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독립출판 입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책방 색과 맞지 않거나 팔기 힘든 책이라고 거절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대한 많은 곳에 문의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책방의 큐레이션 취향을 알 수 있다. 가끔 감사하게도 먼저 입고 문의를 해주시는 책방도 있다. 일반적으로 도서 가격은 책방과 7:3으로 계산하며 작게는 5권에서 많게는 20권 정도로 위탁판매를 진행한다. 책방마다 정산일도 달라 엑셀 파일로 따로 정리해두는 편이 좋다. 생각보다 자잘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수고스럽다. 파이팅!



출판 그 이후

꽤나 오랜 기간 이어온 몽땅몰타작업은 항상 우리 둘이서 움직였다. 출간 파티 이후 몰타에 관심 있는 분들과 소통하고 자리를 만들어가는 게 정말 새롭고 보람찬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운이 좋게도 작년 여름 팟캐스트 '여행 사이에 책'에 출연했다. 내가 이야기하는 목소리를 스피커로 듣는 게 그렇게나 힘든 일인 줄도 몰랐고 잘 들었다는 분들의 메시지에 괜스레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후에는 제1회 부산국제여행영화제 여행스토리 포럼에서 몰타와 영화를 말하는 자리를 가졌고 마켓에서 책과 엽서 그리고 몰타 맥주도 팔면서 우리 책을 읽은 독자와의 만남이 자연스레 일어났다. 몰타를 알리기 위해 독립출판을 했으나 오히려 독립출판에 더욱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도 많아 올 초엔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와 책방 '북그러움'이 함께 여는 도서 관련 문화강좌에서 '크라우드펀딩으로 나만의 여행책 만들기' 강연을 하기도 했다.


책을 만들면서 항상 농담처럼 이야기 하는게 있었다. "전국 곳곳에 재미있는 마켓에서 우리 책, 굿즈 팔고 맛있는 것도 먹고 맥주도 사 먹자!" 아주 소박한 소망이지만 시간상으로 쉽지 않았다. 올해 첫 소망 풀이를 제주도에서 시작하려 한다. 다가오는 4월 6-7일 양일간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제1회 제주북페어를 연다. 우리를 포함하여 200여 팀이 한 곳에 모여 '책'이라는 매개로 큰 공간을 채울 예정이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라 외치며 조금씩 쌓아온 몰타의 기록이 약 3년이라는 시간 뒤에 '책'이라는 형태로 나왔다. 책을 위한 글 작업, 책 디자인, 출판, 크라우드펀딩 등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우리는 여전히 느리지만 우리다운 것, 우리가 하고 싶은 것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몰타가 아니었다면, 독립출판이 아니었다면 경험하지 못할 일들. 일상 이외에 또 다른 긴장감과 즐거움을 느끼는 삶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잔잔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몽땅몰타를 펼처나갈 것이다.



0. 프롤로그
1. 여행기로 책을 낸다고?
2. 책을 핑계로 몰타에 다시 갔다.
3. 그래서 회사 다니면서 어떻게 책을 냈다고?
4. CMYK는 처음입니다만
5. 내 돈 하나도 안 들이고 출판하기 (a.k.a 크라우드펀딩)
6. 갑출사 (갑자기 출판사 사장이 되었다)
7. 내 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동안 <몽땅몰타 독립출판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다른 시리즈로 찾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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