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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부스터 켄 Aug 03. 2023

골든 서클 Golden circle

골든 서클(Golden circle)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준거 이론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목마른 기획자는 눈앞의 웅덩이를 피하는 주먹구구식의 의사결정이 반복되는 상황을 끔찍하게 싫어하기 마련이다. 사람의 즉흥적인 결정은 타인의 시간과 에너지를 예고 없이 빼앗을 뿐만 아니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마련이라 의지까지 깎아버리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하려면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준거 이론이 필요하다. 준거 이론이란 보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이론인데, 다양한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기획자 입장에서 준거 이론을 알아두면 유용하다. 골든 서클은 어떤 기획서에도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보편성을 자랑한다. 



골든서클은 크게 세 가지 층위로 구성뒤어 있다.


WHY(신념)

HOW(프로세스)

WHAT(결과물)


골든 서클 모델을 만든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은 대부분이 결과물(What)을 먼저 이야기하고 프로세스(How)를 언급하는 순서로 사고하는 반면에, 위대한 리더와 조직은 모두 WHY에서 WHAT시작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 패턴은 생각, 행동, 소통을 다 포괄한다. 여기서 WHY는 목적, 존재 이유, 신념, 믿음, 철학, 미션 등 다양하게 부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한 사람의 '주관적 가치관'을 의미한다. 더 이상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원형의 WHY인 것이다.


그는 애플을 예로 들어 이 차이점을 간결하게 정리한다.


대부분의 방식)

우리는 방금 훌륭한 컴퓨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컴퓨터는 매우 아름다운 디자인에 간편합니다.


애플의 방식)

우리는 기존 현상에 도전하고, 다르게 생각하는 가치를 믿습니다.

기존 현상에 도전하고 다르게 생각하기에 우리는 제품을 아름답게 디자인하고 간편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방금 훌륭한 컴퓨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현재 애플은 컴퓨터만 만들지 않는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만들었고 아이패드로 태블릿 PC 시장을 만들었고, 애플워치로 스마트워치 시장을 만들었고 에어팟으로 무선 이어폰 시장을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 애플 TV 등으로 소프트웨어 시장도 장악했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사업을 확장해도 어느 누구 하나 애플이 문어발식으로 맥락 없이 사업을 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애플의 WHY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WHY를 가진 기업은 지속가능하다.


사이먼 시넥은 애플에서 그치지 않고 왜 WHY로 시작하는 게 지속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이 되는지를 여러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온갖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기 개발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와 반대로 비행기 개발을 포기한 사무엘 피에르폰트 랭리의 차이점은 WHY의 유무였다. 미국의 1963년 여름, 무려 25만 명이 워싱턴에 모인 이유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WHY 덕분이었다.


People don't buy what you do
They buy why you do it


기획자는 태생적으로 타인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업보를 가진다. 그 타인이 소비자 일수도 있고 상사일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지만 기획으로 그들을 설득하고 행동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은 같다. 이런 관점에서 WHY만 확립한다면 그 뒤에 생각하고, 행동하고, 소통하는 행위는 WHY의 증거가 된다.


Start with WHY


WHY로 시작하는 기획은 강력하다. 단 세 줄이면 기획의 프레임워크를 만들 수 있다.


왜 이게 문제인지(WHY)

그래서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지(HOW)

그래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WHAT)


조직문화가 고민인가? WHY부터 세워라. 조직문화에서 WHY는 미션이다. 우리 기업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이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명확한 미션은 구성원들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자신의 업무를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지원 동기가 고민인가? WHY부터 세워라. 구인구직에서 WHY는 지원동기가 아니다. 내가 왜 일을 하는지 결정하는 신념이다. 그 신념에 따라 지원한 것이다. '저는 IT 기술이 세상을 더 이롭게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대학생부터 동아리에 가입하고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필요한 기술을 익혔습니다. 이제 저의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기술을 가진 이 기업에 지원합니다.'


정치는 어떨까? 모든 존경받는 정치인은 WHY가 있었다. 지금까지 한국에는 수많은 정치인이 있었지만 진김으로 존경받고 회자되는 정치인은 정말 손에 꼽는다. 박정희와 노무현을 보라. 세상을 떠났음에도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추모하고 추종한다.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를 통해 호모 사피엔스가 번영할 수 있던 배경을 '상상의 질서'라고 밝혔다. 가족, 부족, 종교, 국가 등 거대한 공동체를 이루면서 실체는 없지만 실제 하다고 믿는 질서가 있기에 호모 사피엔스는 상대방을 믿고 협업할 수 있었다.


이 상상의 질서가 WHY와 연결된다. WHY를 가진 사람, 브랜드, 조직은 추종자에게 영감을 준다. 추종자들은 사람, 브랜드, 조직을 따르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WHY를 따른다. 더 정확히는 WHY를 믿는 스스로를 따르는 것이다. 


2010년 5월 업로드된 '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조회 수 기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확인해 보니 TED 사이트에서 4위(62,561,590 View), 유튜브 TED 사이트에서 18위(17,983,288 View)를 기록 중이다. 이론이 명확한대도 아직까지 인기 있는 걸 보니 확실히 이론과 실천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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