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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부스터 켄 Jul 09. 2024

팀워크는 어시스트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발견한 성과 관리의 맹점은 팀워크에 기반한 기여자와 그 기여도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가령 매출에 직접적인 기여를 보이는 영업 직군은 성과급을 잘 받지만 전략, 제품 개발, 디자인, 마케팅, CS, 심지어 경영지원이나 HR 역시 회사가 매출을 내는데 기여한 점이 분명히 있는데도 평가와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성과를 크게 슛(직접 기여)과 어시스트(간접 기여)라는 지표로 구별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개념을 잡아야 인지하고, 인지해야 측정할 수 있으며, 측정해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슛과 어시스트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팀 스포츠다.


이 골은 팀이 만든 골입니다.
단지 마지막 터치를 내가 했을 뿐입니다.

2023년 9월 아스날전에서 2골을 득점한 손흥민 선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처럼 농구, 축구와 같이 공 하나로 득점하는 팀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는 팀워크다. 팀원들이 마치 한 사람 같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작전을 수행해야 승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는 명언도 있다.


팀워크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어시스트다. 같은 득점이라도 여기에 어시스트가 있느냐 없으냐에 따라 팀워크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농구팀인 A팀과 B팀을 아래와 같이 비교해보자.


A팀 20점 = 슈팅 10회 + 도움 2회

B팀 20점 = 슈팅 10회 + 도움 10회


같은 10점을 득점하더라도 A팀은 혼자 득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B팀은 득점 1회에 최소 2명 이상이 관여했다는 게 드러난다. B팀이 더 팀워크가 좋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팀워크가 좋으면 승리할 확률이 높다. 혼자 하는 득점은 전술적인 한계가 명확한데 반하여 함께 하는 득점은 효율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생각을 슛과 어시스트,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 2×2 매트릭스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아무래도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성공 지표는 매출이다. 매출 상승에 직접 기여하는 건 슛으로, 간접 기여하는 건 어시스트로 개념을 잡을 수 있다. 물론 다른 성공 지표를 잡더라도 구별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실패 지표 역시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축구에서는 골대 안을 향하되 키퍼가 막은 슛을 유효슈팅으로 관리한다. 지표로 앞으로의 기대치를 산출하기도 한다. 유효한 실패 지표를 많이 가진 슈터나 어시스턴트는 실패자가 아닌 기대 받는 사람이 된다. 


물론 어시스트만이 기여의 전부는 아니다. 팀 스포츠 관점에서 어시스트가 득점에 비해서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그보다 덜 주목 받는 포지션은 수비수다. 수비가 어떻게 보면 공격보다 더 중요하고, 강력한 수비와 평범한 공격으로 우승한 사례도 많지만 화려한 모습이 덜하기 때문에 그런 듯 하다.


마찬가지로 기업에서의 수비는 쓸데 없는 비용을 방어하는 업무에 해당한다. 기업으로 들어오는 현금이 떨어지면 가장 무서운 건 따박따박 나가는 고정비인 만큼, 이 비용을 평소에[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명운이 갈린다. 그래서 매출은 성장, 비용은 생존이라 한다. 


남극의 빙산에서 수면 위로 솟은 부분의 비중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우리는 잠겨 있는 90%를 보지 못한 채 10%만 보고 빙산이라 한다. 그런데 거꾸로 보면 잠겨 있는 90% 덕분에 10%가 잘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관점을 성과와 연결지어 생각해본다면, 잘 보이는 성과 10%를 만들기 위해 90%의 보이지 않는 성과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성과를 보는 관점을 넓혀야 한다. 일하러 모인 조직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제대로 대우하자는 주장에는 다들 동의할 것이다. 여기서 '일 잘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정의하는 게 조직 문화를 결정한다. 조직에서 '이렇게 일 하는 사람이 일 잘 하는 사람'이라고 표본을 정의해야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을 따라할 것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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