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장 받고 공직 생활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퇴직이라니 인생무상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그간 기대수명은 늘어도 너무 늘었다. 30년 공직 생활보다 더 오래 살아야 하는 초고령사회이다. 그런데 딸랑 연금 말고, 퇴직 후 삶을 지탱할 노후 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퇴직의 강가에 서기까지 근거없는 자신감에 취해 이걸 외면해 온 것을 후회한다.
2020년 초, 퇴직과 동시에 닥친 코로나19로 나는 손발이 묶인 수형자 신세가 되었다. 휴대폰은 침묵에 들어갔고, 몇 푼 남은 퇴직수당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멘탈 붕괴와 함께 미래에 대한 공포가 엄습했다. 내 육체와 정신은 모두 멀쩡한데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없었다. 준비없이 퇴직한 대가는 너무 가혹했다. 생애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서야 이듬해 새봄을 맞이했다.
퇴직의 강의 건너기 위해 신발 끈을 고쳐 묶는 당신. 강 건너 퇴직 후의 생태계를 얼마나 진지하게 상상해 보았는가. 연금만 믿고 넋 놓고 있다가는 퇴직 후 진짜 빈곤층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30년 전 공직에 들어오기 위해 애쓴 노력의 1/10만 투자해 보자. 재취업을 위한 치밀한 준비와 평소보다 더 철저한 건강관리는 필수다.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 지금 바로 당장.
경수생각
우리글진흥원 전임교수
(사)한국강사협회 이사
유튜브 경수생각tv 운영
청백봉사상 수상(31회)
사막·오지 마라토너
https://blog.naver.com/gskim1029/223940407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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