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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브리나 Jul 20. 2016

2016 나오키상,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발표


어제 나오키상과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나오키상 수상작은, 오기와라 히로시가 쓴 <海の見える理髪店>이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관이라.

약간 <무지개 곶의 찻집>같은 소설의 느낌이 나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평소 수상작이라고 크게 관심을 두는 편은 아닌데, 이번 작품들은 제목에 호감이 가서 좀 더 살펴 보았다.


먼저, <바다가 보이는 이발관>.

아마존재팬에 나오는 책 정보를 훑어보니 역시 재밌어 보인다.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면 재미보다는 작품성에 의의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재미도 있어보인다.

감동과 재미를 모두 포함했다고 하는, 어른을 위한 눈물 유발 단편집이라는 소개를 시작으로 아래 단편들을 소개한다. 

 - 유명 배우나 정계의 거물급 인사들만 찾는다는 전설의 이발관에 어떤 이유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 가게에 예약을 하게 된 주인공과 이발관 주인의 특별한 이야기 <바다가 보이는 이발관>

 - 엄마를 피해 16년간이나 떠나있다 어떤 이유로 다시 마을로 돌아온 화가의 이야기. 엄마와 그의 재회를 그린 <언젠가 왔던 길>

 - 워커홀릭 남편과 잔소리꾼 시어머니에 대한 반발로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 주인공에게 그날 밤부터 이상한 메일이 도착한다는 내용의 <멀리서 온 편지>

그 외 3개 정도의 단편이 더 등장한다.


다음으로 이번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무라타 사가야가 쓴 <コンビニ人間>.

<편의점 인간>이라는 작품인데, 대학졸업을 하고도 취업활동을 하지 않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18년이나 일하고 있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그간 점장만해도 8번이나 바뀌었고, 매일 먹는 음식도 편의점 음식, 꿈에서도 편의점에서 바코드를 찍는 꿈을 꾼다. 하지만 이게 그녀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모양이다. 한마디로 좋아서 하는 일.

일도 가정도 있는 친구들로부터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더라도, 완벽한 메뉴얼이 있는 편의점이야말로 그녀를 이 세상 속에서 정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부품'으로 만들어 주는 느낌을 갖게한다.

'정상'과 '이상'의 경계선이 흔들리는, 다소 충격적인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소개와 함께 수상작의 영예를 안은 책인데 한번 읽어보고 싶다.


예전에, 그러니까 십년도 더 된 일이긴하지만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BOOK OFF>라는 중고서점이었는데, 그때 내가 정말 놀랐던 사실은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 거의 아르바이트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처럼 학생은 드물고 한창 사회생활을 할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의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을 소개할 때도 자신은 "후리타"(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거였다.

도대체 왜 취업을 안하는가. 

이렇게 사는 건 좀 부끄러운 것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당시에 머리가 꽉차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는데, 아직도 그런 프리타들이 일본엔 많은가보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꼭 정규직의 직업을 가져야하는 게 소위 말하는 '정상'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적당한 돈을 받고, 그 돈으로 내 생활을 영위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고. 

그게 비난받거나 '비정상'으로 분류될 일은 아니지않나 싶다.


여튼 이런저런 생각도 들게 하고, 많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려워보이지도 않은 이번 수상작 소식에 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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