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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젤리 Nov 10. 2021

끼니

짠한 동질감과 공감의 사이에서

/


온전히 내 일, 아니..

아이 이유식 준비, 남편 도시락 준비, 집안일을 하고 나니 이시간이다.

아 맞다. 그게 내 일이었던가.

/


문득 오늘 나의 고된 하루를 되돌아보니 엄마가 생각난다.

이앓이를 하는 통에 새벽에 한두시간 마다 깨어나는 아이 덕에 잠은 잠대로 설쳤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면서도 녹아내리는  같은 이중적인 시간으로 하루를 채웠으며, 끼니는 여유로이 커피와 함께 먹고자 만든 샌드위치로 때웠다.

여유라니, 헛된 꿈이었지.


야근한 남편이 퇴근하고나서야 저녁을 챙겨먹을  있었다. 어제 만든 김치찜에 대충 밥을 비벼 먹었다. 별다른 그릇도 없이 차려진  밥상에 초라함이 비쳤다.


우리엄마는   식은 밥에 남은 반찬 뚝딱 비벼먹었는지. 제대로 앉아 먹으라고해도 어딘가에 걸터서 대충 털어넣듯 먹어치우는 엄마 모습이 내 가슴 한켠에 남아있다.


근데 지금 보니 내가 그러고 있다.

이 짠한 동질감이 뭐라 표현할 길없이 마음을 울린다.


남편이 채울  없는 차이가 있고, 미세한 차이에 나서는 나는 결국  초라한 밥상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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