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무비패스
*영상 언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매우 주관적인 감상임을 밝힙니다. 배우의 연기, 연출, 구성 등에 대한 언급은 줄이고 영화의 '이야기' 자체와 영화의 이야기를 통해 확장한 브레인스토밍을 주로 쓸 예정입니다. 영화에 대한 추천지수는 본글에 앞서 별점과 흥행 예상 지수로 대신합니다.
별점: ★★
예상 흥행 관객수: 10만 명 / 다큐멘터리 혹은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 영화의 한계.
브런치 정책상 무료 시사회 감상 후 리뷰 작성은 시사회 후 일주일 안, 즉 영화 개봉일 전일까지다. 이 영화를 본 게 10월 23일 화요일, 개봉일은 일주일 뒤인 10월 30일 화요일이다. 이렇게 늦게 리뷰를 쓰는 것은 내가 게으른 탓도 있지만 영화가 별로 재미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좋은 영화'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남하하며 발생한 전쟁고아들을 서유럽으로 보냈다는 새로운 사실을 조명했다. 역사의 상처를 보듬는 좋은 영화에 재미가 없었다는 평가를 달기가 망설여졌다. 추상미 감독이 한 뉴스프로에 나와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고 리뷰를 써야지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때도 미루었다. 그러다 어제(11월 1일) 재개봉한 대만 멜로 영화 '청설'을 보고 이 영화의 리뷰도 함께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브런치 무비패스를 통해 3번째로 본 영화인 '청설'은 영화를 보고 나서 '무언가가 쓰고 싶다'는 마음이 동하게 하는 영화였고, 세 번째 영화의 리뷰를 쓰기 위해서는 두 번째 영화의 리뷰도 써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긴 탓이다.
추상미 감독의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배우 추상미가 감독으로 메가폰을 잡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점이다. 영화라는 장르는 대중성과 함께 가장 상업적인 장르이기도 하다. 두 시간의 유희로 1만 원 언저리의 돈은 비싸지 않지만 수많은 거대 영화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재미'가 충족되지 않은 '의미'는 그 의미를 전달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될 소지가 크다.
추상미 감독은 영화에서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을 무렵 우연히 폴란드 방송을 통해 전쟁고아의 사진을 보게 됐고 그때 '저 아이의 부모는 누 군인가?'라는 궁금증과 연민의 감정 등이 솓아 오르며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이후 월남한 여자아이 '송이'와 함께 폴란드로 건너가 1951년 당시 전쟁고아들을 맡아줬던 보육원의 선생님, 전쟁고아를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쓴 소설가 등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인터뷰와 내레이션을 통해 잔잔하게 눈물이 흐를만한 포인트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텔링의 아쉬움이 남는다. 다양한 장면을 조각조각 담다 보니 아픈 역사의 고증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내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었다. 가령 추상미 감독 스스로가 밝힌것처럼 긴 여정을 함께 한 송이는 추상미 감독에게 자신의 깊은 상처를 꺼내 보이지 않는다.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이다. 과장됨 없이 그 사실을 그대로 노출하는 방식 또한 나쁘지는 않지만 송이라는 인물의 과거나 그 사람 자체에 대한 텔링이 부족하다 보니 이야기가 분산되고 몰입이 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거리 조절이 잘 되지 않은 느낌이랄까.
좋은 점이 있다면 이 영화는 좋은 영화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되도록이면 극장에서 봐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10월 30일 개봉, 현재 상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