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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근 코치 Apr 01. 2023

쓰레기통과 2만원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알게 하라

지방 출장을 다녀왔다. 수서역 인근 편의점 앞 한 노숙자를 봤다. 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고 나와 보니, 몸을 웅크린채 쓰레기통에서 찾은 감자칩을 허겁지겁 먹고 있었다. 다시 편의점에 들어가서 생수 한병과 빵 3개를 사서 나왔다. 지갑에서 2만원을 꺼냈다.


"선생님 이거 천천히 드시고, 이 돈은 얼마안되지만 내일 밥 사드세요."

"고맙습니다."


작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시더니, 물병 뚜껑을 열어 벌컥 벌컥 마시셨다. 그 모습을 보는데, 10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배달을 하면서 손님들이 남긴 음식이 있으면, 몰래 숨어 먹었다. 탕수육을 남기거나, 튀김을 남기면 주머니에 담아와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골목에 들어가 허겁지겁 먹었다.


돈 만원이 없어서 밥을 못 먹고, 병원에 못간 적이 여러번 있었다. 그래서 어려운 사람을 보면, 예전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얼마전 나의 멘토 송수용 대표님이 뉴욕에 방문했을 때, 피자집 앞에 홈리스 여성을 위해 알바생이 피자 한 조각을 나눔하는 모습을 보셨고 했다. 그 글을 었던지라. 오늘 본 노숙자 분에게 빵과 물을 사드렸다.


페이스북 친구인 한 목사님이 계신다. 그분은 결혼식을 간소하게 하고, 결혼비용으로 노숙자분들을 위한 식사를 대접하고, 해외에 학교를 세운 이야기를 봤다. 지금도 아내와 자녀들과 수원에서 나눔하시는 모습을 페북을 통해서 보고 있다. 나도 나중에 꼭 기회가 되면,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일은 나누면 배가 된다. 우물을 파고, 학교를 세우는 일. 그것도 좋은 일이지만, 내 주위에 있는 작은 이웃을 돕는게 더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힘든 사람들을 보면 과거의 힘들었던 나의 모습이 생각이 나서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물론 지금의 나의 상황이 좋거나, 크게 성공한 것도 아니다. 아주 작은 손길이라도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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