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7개월이면 서서히 기저귀를 떼야 되는 거 아닌가?" 기저귀를 벗기면서 중얼거리자 로리는 그냥 나를 쳐다보면서 웃는다.
하긴 30개월 된 아이도 아직 하고 다닌다는데 급할 거 없다 하고 마음을 내려놓는다.
두 돌이 지나면서 소변기와 대변기를 사다 놓고 가지고 놀게 했다. 그림책에서도 끙끙이(아기 변기)를 가지고 노는 친구들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다가 끙끙이에 볼일을 보는 친구들 이야기도 있다. 그림책에서 본건 있어서 곧 로리도 변기에 볼일을 볼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영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는 알고 있으니까 흉내는 내는데 기저귀는 안 벗을라고 한다.
추워지기 전에 배변 가리기를 끝냈으면 했는데... 그래서 집에 있을 때는 아랫도리를 벗겨놓고 기다려 보기도 했다.
벗겨놓고 놀다 보면 변기에 가서 앉을 거라는 나의 야무진 생각을 짓밟기라도 하듯 로리가 큰 소리로 나를 부른다.
"할머니~이리 와 보세요~" 놀이방으로 갔다. 장난감들을 주욱 늘어놓고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로리? 뭐 도와줄까~?"
"이를 어쩌지요~할머니? 여기에 오줌이 나왔어요"
힝~ 장난감들 사이, 빈 공간에 흥건한 거 오줌 맞다. 얼른 걸레를 가져오면서
"오줌 마려우면 저거(변기통)에다 하라고 했잖아~ 할 수 있어 로리!"
"싫어요! 안 좋아~기저귀 해주세요 할머니!"
자주 이야기 하고 강요하면 스트레스받을까 싶어 다시 기저귀를 채운다.
이를 어째긴 뭘 어째, 기다릴 수밖에.
맘 비우고 아무 말하지 않으니까 심심한지, 약을 올리는 건지 가끔 끙끙이 위에 가서 앉아보기도 한다.
30개월까지만 기다려 보기로 하자.
이를 어쩌지요? 로리가 아직 배변교육이 안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