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상징의 세계를 잃어버렸습니다. 과학적 실증주의와 합리적 사고를 지나치게 숭배한 결과, 우리는 보이는 것에만 매달리고, 보이지 않는 깊이와 초월적 의미를 간과하게 되었습니다. 상징(symbol)은 단순한 신호(sign)가 아닙니다. 그것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실재를 연결하는 다리이며, 인간의 내면과 초월적 진리를 통합하는 언어입니다.
인간은 **"상징적 동물"**입니다. 언어, 예술, 종교, 신화, 과학과 같은 인간의 모든 문화적 활동은 상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상징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며, 인간을 물리적 존재를 넘어 영적이고 초월적인 존재로 이끄는 도구입니다.
그러나 현대인은 이 상징의 본질을 잊고, 그 안에 담긴 진리를 표면적인 것으로 치부하며 오해합니다.
예컨대, 문학 속 고통이나 어두운 표현을 단순히 선정적이라고 비난하거나, 천주교회의 성사적 전례를 미신적 행위로 치부하는 시각은 상징체계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됩니다.
**상징(symbol)**과 **싸인(sign)**이 다르듯, 성사적 상징과 미신은 그 본질과 작용에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둘은 외적으로는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내적인 의미와 초월적 지향에서 완전히 구분됩니다.
성사적 상징은 보이는 형태를 통해 보이지 않는 초월적 실재를 나타냅니다. 예컨대, 성체와 성혈은 단순한 빵과 포도주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과 구원의 신비를 드러내는 상징입니다. 이 상징은 인간의 내면을 초월적 실재와 연결하며,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진리를 체험하게 합니다.
성사적 상징은 항상 그 너머에 있는 실재를 가리킵니다. 물질적인 형태(예: 물, 기름, 빵, 포도주)는 외적 표지에 불과하지만, 이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과 구원의 신비가 실현됩니다. 성사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상징을 통해 초월적 실재를 만나게 하는 통로입니다.
미신은 외적인 행위나 물질 자체에 힘이 있다고 믿는 폐쇄적 사고입니다. 예컨대, 특정 행위를 하면 복이 온다거나, 특정 물건이 재앙을 막아준다는 믿음은 미신적 사고의 전형입니다. 미신은 상징을 넘어서 초월적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외형적 행위 자체에 초자연적 힘이 있다고 착각합니다.
미신은 초월적 실재를 가리키는 대신, 그 자체로 마술적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로 인해 미신은 닫힌 체계를 형성하며, 인간의 사고를 한정하고 왜곡시킵니다.
성사적 상징은 열린 체계입니다. 상징은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실재로 나아가게 하고, 인간 사고를 확장시키며 초월적 진리를 깨닫게 합니다. 반면, 미신은 닫힌 체계로서 외적 행위와 물질에 갇혀 인간을 제한하고 왜곡된 사고를 강화합니다.
성사적 상징과 미신의 본질적 차이는 초월적 실재를 가리키고 체험하도록 돕느냐, 아니면 외형적 행위에 집착하느냐에 있습니다. 성사적 상징은 인간이 초월적 진리를 체험하고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변화를 이루도록 돕는 통로이며, 미신은 외적 행위와 물질에 갇혀 진리와 초월성을 왜곡하는 도구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할 때, 우리는 성사적 상징의 깊은 의미와 그 중요성을 더욱 깨닫게 됩니다.
문학에서 상징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인간의 고통, 사랑, 구원과 같은 실존적 질문을 탐구하는 도구입니다.
. 이를 단순히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거나 비현실적인 의식으로 간주한다면, 우리는 상징을 통해 전달되는 깊은 의미와 진리를 놓치게 됩니다.
상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문명은 단순화되고 사고는 단편화됩니다. 상징은 단순한 외형을 넘어 인간과 세계, 그리고 초월적 실재를 연결하는 통로입니다. 상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바라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상징의 언어를 재발견하고, 그 속에 담긴 진리와 아름다움을 이해해야 합니다.
상징은 인간 문명의 본질적인 요소이자, 잃어버린 풍요로움을 회복하는 열쇠입니다. 상징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물질적 삶을 넘어 더 깊고 풍성한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현대인이 상징의 세계를 회복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리와 아름다움 속에서 더 풍요로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가끔 그런 말을 듣는다. 가톨릭은 우상숭배를 한다고... 그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을 하고 싶었지만(성모상. 성물) 상징적인 것에 대해 이해를 시킬 수는 없었다. 신부님의 글을 읽다 보니 명확하게 설명이 되었다.
문학을 이해하는 데에도,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도.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