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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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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지 Sep 30. 2021

9/29

정신없는 하루

1. 이틀전에 엄청 무례한 파트너가 재수없는 소리를 지껄여서 나랑 내 팀이 전에 겪은 트라우마가 다시 올라왔었다. 다행히 vp가 오늘 아침에 그 이야길 듣고 피드백을 달라고 해서 급히 써서 어디가 못됐는지 찬찬히 쓰고 메세지 예시도 보내줬다. Vp 가 걔네 매니저한테 말하고 매니저가 나한테 사과하고 단호히 가르친다고 말했다. 물론나는 이걸 다 내 팀원에게 공유해서 팀원이 보호 받고 있다는걸 알림. 그 남자애는 바로 담주에 나랑 일대일로 대화하자고 (아마도 사과 하려는 듯) 미팅을 잡았다. 여기서 잠깐. 왜 전의 그 미친년한테는 전 cmo가 이렇게 호되게 잡지 못했나? 알수가 없네 진짜. 이 미친놈은 너무 대놓고 또라이처럼 말해서 그런거고 전의 미친년은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어서 그런건가. 어쨋건 감사 일기는 감사로 끝나야지. 좋은 부사장 밑에서 일하고 그놈 시키 매니저가 제대로 처치하게 해서 감사합니다. 예전보다 덜 열받고 정신건강에 덜 임팩트 받은것도 감사합니다. 남편이 메세지도 다 써주고 어르고 달래줄수 있어서도 감사합니다. 이런걸 용납하지 않는 회사에서 일해서 감사합니다. 파이낸스 출신이던데 나는 파이낸스 갔으면 멘탈이 부서졌을듯. 안간것도 감사합니다. 파이낸스 출신 남편이 파워플레이 하는 법도 다 알려줘서 감사합미다. 너 이시키 월욜에 만나면 죽었다 ㅎㅎ


2. 아침부터  svp 파트너가 엄청 큰 질문을 던져댔다. 자기가 4시에 ceo한테 발표하는데 답을 알려달라고. 아저씨 어제 저녁 6시에 나랑 미팅햇자나.. 그때 물어봤으면 내가 맘의 준비라두 하지.. 아침부터 이러면 나 오늘 스케줄 다 밀어버리고 도와주느라 죽는줄 알았어. 그래도 잘 분석해서 쉐어했고 중간중간에 중요한것도 다 쳐내고 (위에거 포함. 내 밥통 거스르려고 하는거 쳐내는것도 포함. 내 팀원 리뷰 해주고 발표하는데 가주는거 포함. 새 파트너위한 미팅에 가서 관심있는척 들어주는거 포함. 내일 cmo미팅위해 남의 일까지 대신 해주는거 포함. 내일 팀 오프사이트 준비 포함) 다 잘했어. 다 잘해내고 예전보다 패닉도 안하고 할거 다 마니 했다. 마니컸다. 감사합니다. 효율적인 일 요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3. 바쁜 와중에 남편이 한국 반찬집에 가서 반찬을 픽업해다 줬다 ㅋㅋㅋㅋ 영어도 안통하는데 가서 픽업하느라 고생했다. 주인 아저씨도 당황. 남편도 당황 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든든히 고등어구이에 고추장 불고기에 열무김치 미역줄기 두부 조림을 먹었다. 동양반찬 만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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