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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ssical Dec 05. 2017

마르크스주의, 어렵지 않아요.

글 읽는 시간마저 힙한 당신을 위해.

1. 사용하는 뮤직 앱을 켠다.

2. 글마다 추천하는 추천 음악을 검색한 후, 플레이.

3. 음악을 곁들여 글을 읽는다. 분위기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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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Troye Sivan


티저에서 설명했듯, 자본주의는 러시아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와 여러 문제점을 야기했고 이에 따라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회주의가 지식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칼 마르크스가 설명한 사회주의, 즉 마르크스주의가 지배적이었다.  마르크스주의란 한 마디로 '역사유물론을 믿는 사회주의' 이다.

마르크스의 역사유물론은 두 단어를 해체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 유물론: 생산 양식을 토대로 사회가 변화한다.

2. 역사: 이 생산 양식과 함께 역사는 진보한다. (이때, 진보의 동력은 계급투쟁.)


*생산 양식: 생산력(노동력 + 생산방식(집에서 손으로 만들건지, 공장에서 기계로 만들건지 등)) + 생산 관계(생산 수단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생산물을 누가 어떻게 나누는지, 이 과정에서의 위계질서 등)


*생산 수단: 인간이 재화를 만들기 위한 수단. 농경시대에는 토지, 자본주의 시대에는 공장의 기계를 생각하면 쉽다.


즉 생산 양식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근본 요인이고, 이와 함께 역사는 계속해서 진보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역사가 원시시대 - 노예제 - 봉건제 - 자본주의 - 사회주의 - 공산주의(완전한 이상사회) 의 순서로 '진보'한다고 믿었으며 이것이 '과학 법칙'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각 사회에서 다음 단계의 사회로 진보하기 위한 동력은 계급투쟁을 기반으로 한 혁명이라는 설명이다.


이상사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를 모두 거쳐야 한다. 자본주의 시대가 오려면 봉건제 사회가 부르주아 혁명으로 타파되어야 하고, 이 자본주의가 충분히 성숙되어야만 부르주아에 대항하여 노동자(프롤레타리아)들이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수의 자본가가 생산수단을 독점했다면, 프롤레타리아 혁명 이후는 사회주의 시대로, 다수의 프롤레타리아가 생산수단을 독점한다. 이 시기는 최종 이상사회인 공산주의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단계로, 프롤레타리아들이 독점을 끝내고 생산수단을 완전히 공유하게 되면, 완전한 무계급 사회인 공산주의의 세상이 도래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잘 기억해두길!)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역사가 반드시 이 순서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조금 과하게 말하면 이론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지금 우리 사회가 위의 과정 중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그렇다면 언제, 어떤 혁명을 일으켜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주 중요했다.


당시 러시아의 사회주의자들에게도 위와 같은 고민은 중요한 일이었다. 러시아 사회가 봉건제 사회라고 진단했던 그들은 봉건제 사회를 타파하기 위한 자본가들의 혁명, 즉 부르주아 혁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17년 2월에, 마르크스주의자들로 하여금 '때가 왔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2월 혁명이다.

2월 혁명은 러시아의 수도 페트로그라드(Petrograd, 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 시위를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시위대는 전쟁 반대(당시 러시아는 1914년부터 1차 대전에 참전 중이었다.), 식량난 해결 등의 슬로건을 걸고, 정부의 무능력함을 비판했다. 시위는 점차 확산되어 군대까지 시위에 가담하게 되었다. 시위대와 병사들이 27일 날 밤 수도를 장악하면서 정치인들과 군 당국은 차르에 대한 지지를 거둘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차르 정부는 막을 내렸다.(차르Tsar는 러시아의 황제를 의미한다. 러시아의 마지막 왕조였던 로마노프 왕조는 2월 혁명을 통해 끝났다.)


혁명을 목도한 러시아 사회주의자들은 이제 그 다음을 생각해야했다.

이건 분명 마르크스가 말한 부르주아 혁명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지?  


여기서부터 사회주의자들 간의 입장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당시 러시아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정당은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 이 내부의 두 분파가 멘셰비키와 볼셰비키다. (이 단어의 의미는 각각 소수파, 다수파라는 의미다. 하지만 실제로 당 내의 소수파는 볼셰비키였다. 레닌도 볼셰비키였다.) 멘셰비키는 정석을 중요시하는 모범생이었다면, 볼셰비키는 보다 급진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이었다.


먼저 멘셰비키들은 마르크스 이론을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원시시대 - 노예제 - 봉건제(=현 러시아 사회) -> 부르주아 혁명 발생(=2월 혁명) -> 자본주의 -> 성숙 -> 프롤레타리아 혁명 -> 사회주의 - 공산주의


이론대로, 부르주아 혁명이 일어났으니 이제는 자본가의 시대이고, 자본주의 시대가 성숙해져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날때까지는 자본가들이 정치와 경제를 주도해야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멘셰비키들은 혁명 이후 등장한 임시정부의 자유주의자들과 자본가들을 지지했다. 자신들은 사회주의자지만 지금은 이론에 따라 이들과 같이 가야할 때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반면 볼셰비키들은 이들과 생각이 달랐다. 마르크스의 이론과는 달리, 경제적으로는 자본가들이 주도하겠지만, 정치적으로는 노동자들의 독재가 이루어져도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볼셰비키들에게 자유주의자, 자본가들과의 타협은 기회주의자들이나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볼셰비키는 언제나 소수였고, 괴짜 취급을 받았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은 힘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1917년 10월, 최종적으로 권력을 장악한 이들은 소수파였던 볼셰비키들이었다.

대체 이들은 어떻게 권력을 장악한 걸까?



*본 글은 1917 러시아혁명 100주년 기념 티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신상 하울 가능할까?'의 후속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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