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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오 Mar 17. 2023

노견을 마주할 때.

13살 몰티즈와 함께 하고 있는 삶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키우고 계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산책은 늘 즐겁죠 

물론 나가기까지 귀찮음이 내 몸을 지배하지만 산책을 나가 아이가 냄새를 맡고

꼬리를 번쩍 들고 산책하는 모습을 보면 늘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지요.

산책을 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냄새를 맡고 가끔 걸어가다 서로 눈이 맞으면 혀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마치 웃는 모습 같아 너무 귀여울 때가 많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만 있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잡고 있는

리드줄은 점점 길어져 결국 반려동물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시기가 오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요즘 저의 리드줄은 13년 동안 늘어나고 있습니다 

항상 산책을 하면 팽팽하던 리드줄은 느슨해 지기 시작했고 

1시간 이상 바람과 햇볕을 맞던 리즈줄은 30분 이상 바람과 햇볕을 맞기 힘들어졌습니다

산책 후에 발바닥을 닦는 횟수도 줄어들었고 안고 가거나 최근에는 유모차에 

몸을 맡긴 채 산책하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우리 집 13살 몰티즈 쭌이 이야기죠 

요즘 쭌이와 함께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곤 합니다.

행복했던 순간이  점점  없어지겠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요즘입니다.

어느 강아지 보다 맑았던 눈은 착색이 되어 하얘지기 시작되었고 알밤처럼 반들반들하던 코는

수분기가 없는 코가 되어가고 푸들 같은 곱슬한 하얀 털을 가지고 있어 복슬하던 모습은

털보다 핑크색 살이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행복한 시간만큼 슬픔에 순간이 찾아 올거란걸 준비해야 하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아무리 내가 떼를 써봐도 이별에 순간은 조금도 봐주지 않다니 냉혹하기만 한 시간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렇기에 예전보다 쭌이와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고 있어요

사진과 영상에 쭌이에 모습을 담아 아무리 리드줄이 늘어나서 내 시야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하지 않게 내가 쭌이를 잊지 않게 저만의 준비를 하는 중입니다.     


그 준비가 내가 리드줄을 놓아야 할 순간이 온다면 

제발 제가 순간에 쭌이 옆에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노령견을 키우시거나 반려동물이 잠시 먼 여행을 준비하는 중이라면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아이가 준 추억이란 선물을 언제든 열어볼수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준비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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