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오 Mar 18. 2023

포메라니안 하찌 1년 일기

포메라니안 하찌가 집에 온날 

"같이 일하는 간호쌤네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데 

다섯 마리를 낳았는데 둘째가 너무 이뻐 어떻게..."


와이프가 집에 오자마자 나에게 오늘 본 강아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뭐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3주간 강아지 이야기는 멈추지 않았다

아마 아내가 그 강아지를 데리고 오려고 나를 가스라이팅하고 있었나 보다


정신 차리니 우리 집 둘째가 생겼다

이름은 하찌로 울프...쉐이... 아무튼 포메라니안이다

나는 털 색이 너구리 같아서 구리구리 라고 이름을 붙이려 했지만 

작명센스 1도 없다는 와이프는 하찌라는 이름을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하찌는 우리와 함께 견생을 시작하였다

오자마자 똥도 먹고 자석도 삼키고 중성화도 하고 

첫 번째 생일도 맞이 하고 견생에 스타트라인을 지난 우리 하찌는 지금 열심히 개춘기 생활을 보내고 있다


하찌를 볼 때마다 우리 쭌이도 저렇게 작을 때가 있었는데 하는 생각에 빠지곤 한다.

어릴 때 스마트폰이 아닌 2g를 사용하던 때라 쭌이에 어릴 적 모습을 담지 못해 너무 아쉽다


쭌이에 어릴 때 모습을 담지 못한 모습은 하찌가 대신하고 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강아지들은 정말 빨리 크는 거 같다 

그리고 모든 게 처음인 하찌에 1년을 짤막하게 담아 보았다.



첫 만남 그리고 처음 써본 방석 처음 입원한 날


처음 입어본 옷 무서웠던 첫 산책 터그놀이중 빠진 첫 유치


처음 해본 빗질. 잊고 싶은 첫 중성화 처음 짜증냈던 날


이제 덩치 비슷해서 쭌이형 건드림 한대 맞고 기죽지 않고 또 덤비다 사이좋게 같이 눕기

처음 설렘이 익숙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이 되어 버리고 만다.

그 일상에서 행복을 찾기란 힘든 거 같다 아니 행복을 느끼기보단 행복을 잊는다가 맞는 거 같다 

1년 전 사진을 찾아서 올리다 보니 작지만 소소한 행복이 담겨 있는 것을 느꼈다.


행복은 찾기보다 행복을 간직하는 게 더 어려운 것을 새삼 느낀다.

지금도 행복하고 나중에도 행복하고 그 후에도 행복하려면 순간의 행복을 잘 간직해야 한다

하찌와 행복했던 1년을 잘 담아 간직하려 한다.

작가의 이전글 노견을 마주할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