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태평양 전쟁의 화염 속에서 어머니를 잃은 소년 마히토의 이야기다. 새엄마 나츠코와 낯선 환경에 놓인 마히토는 의뭉스러운 왜가리를 따라 기묘한 탑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소년은 삶과 죽음, 운명과 의지가 기괴하게 뒤섞인 불친절한 세계를 목격한다. 감독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직접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무너지는 탑을 뒤로하고 현실로 돌아온 소년의 등을 떠밀며 영화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이제 어떤 세계를 만들며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를 보고 나온 뒤 문득 알베르 카뮈가 떠올랐다. 그는『시지프 신화』에서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질문은 오직 하나,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라고 단언했다. 삶의 부조리를 견딜 것인가, 아니면 도망칠 것인가. 칸트가 '이성'이라는 정교한 지도로 세계를 해독하려 했다면, 하이데거는 그 지도가 죽음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 종잇조각인지 폭로했다. 그는 남들이 괜찮다니 나도 괜찮은 척 숨어버리는 '굴욕적인 평준화' 대신, 공포와 불안이라는 서늘한 감각을 통해 진짜 실존을 마주하라고 촉구했다. 폐허의 한복판에서 나의 길을 찾는 것. 그것이 하이데거식의 깨어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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