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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코알라 Dec 02. 2023

가미야마에서 만난 관계인구, Moja

관계인구란 특정 지역에 관심을 갖고 관계를 유지하는 외지인을 말한다. 

나는 관계인구이다. 서울에서 고성으로 2년 전에 이주했고 여전히 1년의 절반을 태국에서 지낸다. 서울은 한 해에 20번 정도 왔다 갔다 한다. 우연히 인연이 닿은 고성에서 기업과 학교, 지자체의 SW 기획 개발을 하고 타 지역 청년들이 고성지역을 방문할 때 지내고 일할 공간을 만드는 워케이션 사업을 한다. 나의 생활 터전이자 일의 터전이 모호하지만 고성 지역에 특별히 관심이 있으며 관계를 유지하는 외지인이다. 


관계 인구를 개념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생활 인구와의 차이점을 이해하면 좋은데, 그 지역에 거주 또는 체류하지 않아도 관계인구라고 불린다. 특정 지역에 관심을 갖고 관계를 유지하는 외지인들인데, 만약 주기적으로 고성에 여행을 오거나, 고성 지역의 디자인 일을 한다면 관계인구라고 불릴 수 있다.


11월 약 3주간 생활인구와 관계인구가 늘고 있는 가미야마 마을에 다녀오면서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기술학교를 다니기 위해 도시에서 전학 입학 온 아이들이 있었고, 가미야마의 농산물들을 활용해서 요리학교를 만들고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관계인구 청년, 음악을 좋아해서 저녁에는 DJ를 하고 낮에는 치킨을 튀겨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힙스터 청년 등 흥미롭고 다양한 사람들이 그 작은 마을에 모여 살고 있었다. 

모자하우스에서 보낸 점심 후 시간
가미야마 마을의 게스트하우스 가는 길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사람은 도시에서 8년 전에 가미야마 마을로 이사 온 Moja이다. Moja는 Moja house라는 산꼭대기에 있는 150년 된 나무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 모자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흥미로웠는데 여행을 좋아했던 Moja는 방글라데시에서 코이카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다가 정착할 곳을 일본에서 찾으면서 가미야마 마을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커뮤니티 디자이너'라는 직업으로 가미야마 지자체에서 일을 한다. 커뮤니티 디자이너는 마을과 도시의 사람들과 사업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방글라데시어와 영어, 일본어 모두 가능하고 밝은 그녀가 적합한 사람이었다.


모자가 운영하는 모자하우스(Moja House)


모자와 나는 아침과 저녁을 같이 요리해서 먹었는데, 그녀에게 이 귀찮은 요리 시간을 매일 게스트들에게 제공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뜻밖에도 모자는 선한 미소와 함께 이렇게 대답했다. 

아침 저녁 식사


가미야마 마을의 채소가 너무 맛있어서 처음 왔을 때 반했는데, 그때의 설레고 신선한 감정을 사람들에게 주고 싶어. 마을의 채소들이 얼마나 맛있는지 같이 요리하면서 그걸 오감으로 전해주고 싶어. 
모자하우스에서 보낸 저녁 시간 

이 선선하고 한적한 마을에서 사는 모자의 대답과 그녀와 함께 만들어먹었던 많은 요리들이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선명히 생각나고 그립다. 보라색 가지와 초록색의 야채, 붉은색의 토마토, 노란색의 유자. 모자는 저녁을 먹으면서 가미야마 마을과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주었다. 그중 또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왜 가미야마 마을에 관계인구가 늘고 있는지였다. 


모자. 왜 많은 산골마을들이 있는데 가미야마에 온 이유와 다시 떠나지 않고 남은 이유는 머야? 


내가 예상했던 답이었던 자연이 좋고 한적해서, 오사카와 가까워서, 이미 비슷한 관계인구들이 정착해 있어서 라는 예상지와는 다르게 이렇게 답하였다. 


가미야마에는 외지인을 웰컴 하는 문화가 1백여 년 전부터 있었는데 마을의 어른들이 정착할 때 이것저것을 알려주고 도와줘서 어렵지 않게 머무르게 됐어. 


현재 그녀는 가미야마 출신의 남편과 결혼해서 함께 살고 있다. 8년 동안의 여행을 좋아하던 그녀가 이동을 멈추고 이곳에 길게 머무르게 된 스토리와 그 시간들, 그리고 그 축척된 시간들이 담겨있는 Moja House는 가미야마 마을의 햇살처럼 따뜻하고 산뜻하였다.  


모자하우스에서 본 아침의 가미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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