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최고를 주는 사람
내 생에 퍼스트클래스를 이런 식으로 타게 될지 몰랐다. 하와이 여행을 하기로 했고 어느 때처럼 남편이 비행기 티켓부터 호텔 맛집 모든 것을 예약했다. 나는 몇 시 비행기인지도 모르고 그저 그를 따라 공항에 갔다. 그렇게 티켓을 받고 자리에 앉으려 하는데 승무원들이 우릴 맨 앞으로 인도했고, 그렇게 퍼스트클래스에 깜짝 놀라며 타게 되었다.
남편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내가 다 해준다고 했지!" 이날도 그 말을 했다.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그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결혼 전 내가 결혼을 망설이며 "나는 욕망이 많아. 다 갖고 싶어. 그걸 못 가지게 되었을 때 당신을 괴롭히게 될까 봐 두려워" 했던 말 때문이다. 그는 말했다. "내가 다 해줄게."
결혼하고 깨달았다. 남편은 나보다 그릇과 배짱도 크고 화려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이란 걸. 그는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좋은 동네를 신혼집으로 선택했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화려한 대저택 결혼식을 만들어냈다. 한벌에 60만 원이 넘는 원피스들을 맘껏 사주고 한 끼에 180만 원짜리 미슐랭 레스토랑을 데려간다. 나의 배포로는 절대 하지 못했을 것들. 돈이 있다고 다 저렇게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인생을 제대로 즐길 줄 알고 쓸 수 있는 그릇이어야 돈을 쓸 수 있다.
남편의 씀씀이에는 격이 있다. 그는 브랜드를 넘어 최고 좋은 것들을 찾아내 선택한다. 예를 들어 결혼식 턱시도도 가장 실력 있는 테일러를 찾아내 가장 좋은 옷을 맞춰 입었다. 내가 고른 웨딩드레스보다 5배는 비싼 가격이었다. 결혼식 때 최고 케이터링 회사를 찾아내 하객들에게 가장 좋은 음식을 대접했다. 무척 까다롭지만 최고를 찾아내 선택하는 그가 나는 존경스럽다.
그런 남편 덕분에 퍼스트클래스를 처음으로 경험해 봤다. 처음 퍼스트클래스에 타본 나는 어땠냐고? 아이처럼 기뻐하며 실컷 사진을 찍었다. 매번 탔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지 않고 처음 타본 티를 팍팍 내며 아이처럼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고 여러 기능을 사용해 보고 첫 퍼스트클래스를 탄 순간을 즐겼다.
퍼스트클래스는 정말 좋았다. 전담 승무원의 극진한 서비스, 180도 눕혀져 침대처럼 변하는 좌석, 가장 빨리 타고 먼저 내리는 편안함 등 비행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경험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이런 비행이라면 매일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편하게 비행할 수 있었구나. 똑같은 비행기를 탔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비행의 경험이었고 3년에 한 번 여행을 가더라도 비즈니스나 퍼스트클래스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것은 디테일이 다르다. 일회용 플라스틱이나 종이컵이 아닌 유리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것, 저음질의 이어폰이 아닌 고퀄리티의 헤드폰이 지급되는 것. 비행이 편할 수 있게 어메니티가 제공되고 소금 하나도 아주 아름답게 포장되어 제공된다. 작은 선택들의 변화로 경험의 퀄리티가 완전히 달라진다. 좋은 것을 경험하며 많은 것들을 배운다.
퍼스트클래스를 태워주는 남자가 선택한 모든 하와이여행의 다른 선택들 또한 탁월했다. 살면서 가본 리조트 중에 가장 멋진 리조트에 머물렀고, 뚜껑이 열리는 오픈카를 타고 하와이를 신나게 달렸다. 그가 찾아낸 로컬 맛집에서 먹은 포케는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맛있었고 그가 고른 샌드위치는 태어나서 먹은 샌드위치중 가장 맛있었다.
나를 편안하게 해 주고 내게 최고를 선물해 줘서 고마워요 여보. 당신 참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