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 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호현 Apr 04. 2020

영화 서브마린

사람은 역지사지의 동물이다. 그리고 회한의 동물이다. 뭐가됐든 겪어보지 않고선 절대 제대로   없다는 뜻이다. 내가 너를 이해할  있는 유일한 방법은 네가 되는 것이지만, 나는 네가   없으므로 너의 상황을 겪고 네가  생각과 체험을 대신해볼 수밖에 없다. 서론이 길었다. 나는 사람은 흑역사를 먹고 자란다 라는 문장을 말하고 싶어서 주절거렸다.





우리는 사랑한다. 사랑의 스테이지가 있다면 첫사랑의 스테이지의 강렬함과 찌질함은  격이 차원이 다르다. 마치 속력은 시속 200km인데, 차는 장난감 차인 것 같다. 스스로의 내구도와 제한 속력을 모른 채 상대방을 향해 달려가며, 같은 속도로 멀어지는 마음을 유추해야 하는  깊은 불안은 끊임없이 흑역사를 만든다. 생각해보라 얼마나 찌질했는지.






영화 서브마린은 그러한 소년 소녀의 사랑을 그렸다. 찌질하다 못해 이해할  없는 행동을 하는 기괴하고 당혹스러운 주인공은 깊은 파란색 눈과 담청색 떡볶이 코트를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는 불타는 눈빛과 건조한 표정, 새빨간 코트를 입었다. 소년은 왠지 모르게 손이 축축해 습진에 시달리고, 소녀는 불장난에 화상을 입는다. 끊임없이 잠수하는 소년과 불꽃처럼 하늘로 팍팍 솟구치는 소녀의 첫사랑 이야기.  영화에서 소년의 감정을 노래하는 ost 오늘 추천할 노래들이다.






나는 우울할   노래를 듣는다. 옷을 잔뜩 입은 채 물에 빠진  마냥 한껏  늘어진다. 그래도 좋다.  침전하는 물엔  만의 낭만이 있다. 귀여운 주인공. 기괴하고 찌질했던 .  이상 침전하지 않고 둑에 걸터앉아 깊은 바다를 즐길  있다. 우울했었던, 이제는 그랬었더랬지 귀여운 징그러운 낭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인간은 구원받지 못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