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매거진, 55편의 글, 35만 조회수, 그리고, 279명의 구독자
브런치를 시작한 게 작년 이맘때지 싶어 첫 글을 찾아보니, 2019년 1월 10일에 썼다.
1년 동안 쓴 글은 모두 55편.
공모를 염두에 두고 며칠 내달아 쓴 적도 있고, 한 달 넘게 글을 올리지 못한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일주일에 한 편 이상은 쓴 꼴이다.
생각보다 많다.
이게 뭐라고, 꽤 뿌듯한 기분이 든다.
아무것도 안 한 1년은 아니었던 것 같아서.
영화평과 난임일기 몇 편이 다음이나 카카오 메인에 실린 덕분에 조회수가 35만 넘게 쌓였는데,
그 절반 이상이 영화평 하나에 몰려 있다.
제목이 흥미를 유발했던 모양이다. (제목이나 첫문장으로 꼬시려 하는 건 오랜 직업병이다...)
다시 읽어보니 잘 쓴 글은 아니다. 솔직히 별로다.
하필 이 글이 제일 많이 읽히다니, 아쉽다.
공들여 쓴 글이 아니면 제목도 심심하게 적어야겠...
아니지. 짧더라도, 뜸하더라도, 마음을 담아 쓴 글만 발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쓰는 이 글을 발행하면 279명의 피드에 올라가게 된다.
나도 피드를 매일 확인하는 건 아니고, 구독하는 작가의 모든 글을 읽는 건 아니지만,
열 명이라도, 아니, 한 사람이라도 작은 기대감을 갖고 내 글을 클릭할 거라 생각하면,
제법 묵직하고 기분 좋은 책임감이 느껴진다.
며칠을 방안에만 웅크리고 있더라도, 그런 나를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단단한 밧줄이 되어준다.
이 브런치라는 공간과, 이 글을 읽어주고 계시는 여러분이.
올초에는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란 제목의 메일을 처음으로 받고 오랜만에 두근두근두근했다!
브런치에 쓴 영화평 하나를 잘 보았다며, 시사회 초대권을 보내줄 테니 리뷰를 써줄 수 있겠냐는, 작지만 소중한 제안이었다.
고료를 받는 것도 아니고 언론에 게재되는 것도 아니지만, 좋은 영화이기도 했고, 누군가의 부탁으로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게 느껴져 수락했다.
그렇게 쓴 리뷰가 올해의 첫 글이 됐다.
영화가 보고 싶어 졌다는 한 분의 댓글에 감개무량하다. 야호!
올해는 새 매거진을 만들어 조금 다른 내용, 다른 분위기의 글들도 써볼 생각이다.
작년보다 클릭수가 적을 수도 있고, 어쩌면 구독자가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쓴 글을 읽고 누군가 상처 받거나,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드는 일은 부디 없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자신의 글을 쓰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올해도 좋은 글 많이 읽고 많이 쓰며 행복하시길.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