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수달 Nov 02. 2024

#37 물 따라 바람 따라 부산 강서구 뷰맛집 낭만송백


'카페 가는 길도 예술이네. 예전에 외가 마을이랑 비슷한 풍경이야.'


낙동강이 아닌, 맥도강을 따라 시골길을 달리니 짙은 회색 건물이 눈에 띄었다. 한적한 농촌 마을에 우뚝 서 있는 그곳은 누가 봐도 카페였다.


매장 입구에서 할로윈 소품이 우릴 반겨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늑한 분위기와 창가로 스며든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샤케라또와 단호박 수프, 우도땅콩 슈를 주문한 뒤 창가 테이블에 앉았다. 그동안 수많은 카페를 찾아다녔는데, 집이랑 가까운 곳에 숨은 뷰맛집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적당한 기온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높고 푸른 하늘. 봄과 가을을 오가는 요즘 날씨엔 뭘 해도 좋았다.


커피는 커피대로, 수프는 수프대로 각자의 향미를 간직한 채 입안에 머물렀다 사라진다. 우린 타인에게 어떤 향미로 기억될까.



넘어진 의자는 풍경의 일부가 되고, 오후의 햇살은 강물에 스며들고 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