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위에서 쿵쿵거리고 소리가 울려서 잠을 잘 못 자겠어요 ㅠㅠ'
아래층 세입자한테 문자가 온 건 어젯밤 10시경. 그 시간엔 집에서 쉬고 있어서 소음을 발생할 만한 거리가 없었다. 저녁엔 진동 때문에 다른 호실에서 나는 소음을 위층에서 나는 소리로 착각할 수도 있다.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한 뒤 안내문을 붙이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기분이 영 좋지 않다. 실제로 소음 제공자라면 사과하고 조심해야 마땅하지만, 집안에선 슬리퍼 신고 다니고 늦은 시간엔 소음을 발생하지 않으려 신경 쓰고 있던 차였다.
전에도 비슷한 민원이 제기되어 세입자한테 도면까지 보여주며 소음의 근원지를 밝혀낸 적이 있다. 당사자 대신 원인 제공자한테 장문의 문자를 보내며 양해를 구했고, 그 뒤로 갈등이 사라지는 듯했다.
나도 한 때는 층간소음 때문에 이사를 결심한 적도 있고, 옆집에서 나는 소리인데 우리 집 소음으로 오해받은 적도 있다. 소리는 복도나 배관을 타고 이동하는 데다 사람마다 소음이라고 느끼는 정도가 달라서 시비를 가리기가 어렵다.
어쨌든 누군가 나로 인해 지속적으로 불편이나 고통을 느낀다면 진심을 담아 사과하거나 주의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