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님 수하물 확인해야 하니 **로 와주세요."
금요일 오전 10시경, 짐을 부치고 나서 탑승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안내방송이 들렸다. 주위가 시끄러운 탓인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고, 때마침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알고 보니 일행의 캐리어에 보조 배터리가 있었던 것이다. 짐 부칠 때만 해도 보이지 않던 배터리가 탑승 시각을 10여 분 남기고 발견되었다. 다행히 상황은 잘 수습했지만,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내려갈 때는 방송 타지 맙시다."
굳게 다짐하며 캐리어를 두세 번씩 확인했고, 공항에도 1시간 넘게 일찍 도착했다.
셀프 체크인하고 짐 부치는 데 십여 분 걸렸고, 출발 사십 분 전까지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것을 권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여유롭게 입구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성수기도 아닌데 길게 선 줄을 본 순간 불길함 예감이 들었다.
'늦어도 십 분 전까지는 저길 통과할 수 있겠지.'
탑승 시각 15분 전, 10분 전... 초조한 마음으로 얼른 통과하길 기도했다. 그리고 6분 전에 빠져나온 뒤 탑승구 쪽으로 열심히 달리는데, 또다시 방송이 나왔다.
"노** 님, 지금 즉시 탑승해 주시기 바랍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계단을 내려가니 셔틀버스가 대기 중이었다. 마지막 팀이 타고 나서야 버스는 출발했고, 무사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오다 짧은 휴가를 보냈고, 연말까지 또 달려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들은 미리 챙기고, 사소한 것들은 잠시 미뤄두는 습관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