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디터 솜 Oct 22. 2021

<100일 글쓰기> 09. 나의 메시지

<그냥 하지 말라.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그러니 우리의 이슈는 대체 가능하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내 것'이 되겠죠. 과연 무엇을 '내 것'이라 할 수 있을지 데이터를 보니 두 가지 길이 나왔습니다. 하나는 플랫폼 소유주가 되는 것입니다.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은 나만의 작은 비즈니스를 하되, 장인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플랫폼을 만들거나 장인이 되는 것. 즉 프로바이더가 되거나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학교 다닐 때 읽은 <안네 프랑크 일기>처럼 남겨진 기록을 보는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채록된 증거를 기반으로 설명하게 된다면, 그렇게 기록한 것이 어떤 의미와 지향점을 가지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기록물은 곧 내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될 테니까요.이 생각을 확장하면 '자기표현주의'가 됩니다. 내 삶을 어떻게 표출해서 나를 증거할지 결정하는 것이죠. 여러분이 하는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구매는 그 브랜드가 하는 가치에 대한 동조고, 콘텐츠의 수용은 지적 취향에 대한 선언이며, 특정인을 팔로우하는 것은 연대에 대한 증명이 되니 이 행위들은 결국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상에 천명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는 거죠. 이들 행위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면 나에 대한 이해가 될 것입니다. 나의 모든 것이 나를 설명하는 메시지가 됩니다.



-더 긴 기간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서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일관되려면 지향점이 한결같아야 하므로 그걸 설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해요. 먼저 원을 그리고, 그 원에 내 활동들을 정합시키는 작업을 하라는 것입니다.


-고민의 총량이란 내가 했던 시도의 총합이므로, 내 전문성 및 숙고의 결과를 파는 것입니다. 이는 시간의 축적도 있지만 이해와 지식의 종합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해박함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결여돼 있으면 노동을 팔아야 하는데, 노동은 AI가 가져갈 테니까요. 우리가 해야하는 건 원류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작업이지, 예전처럼 여기 우리 제품이 있다고 알리는 데 몰두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새로운 시대의 전문가는 학력이나 이력, 경력을 내세우는 전문가가 아니며, 단순히 덕후도 아닙니다. 근본이 있고 애호와 전문성을 갖추며, 그런 자신을 브랜딩할 수 있는 개인들이 살아남을겁니다. 깊게 하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깊이 들어가면 오래 하게 되고, 자연스레 역사가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을 믿고 지지해줄 팬덤이 생기죠. 그게 곧 브랜딩 아닌가요?



-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




내가 어디에 시간과 돈을 쓰는지가 나를 말해준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이곳에 콘텐츠가 추가됐다. 즉 시간, 돈, 콘텐츠 소비가 나를 말해준다는 것. 어떻게 보면 이는 수동적인 의미의 자기표현이 아닐까. '기록'을 남겨야 비로소 능동적인 자기표현이 되는 것. 이런 능동적 자기표현은 필연적으로 수동적 자기표현을 포함할 수밖에 없는데, 무언가를 기록하려면 결국 무언가를 소비하고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 능동적/수동적이라는 단어가 딱 맞는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어쨌든 이 모든 것은 내 라이프스타일과 연관이 있고 하나로 묶인다. 책에서는 '먼저 원을 그리고 원 안에 내 활동을 정합시키는 작업을 하라.' 고 말한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고,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 고민을 하면 할수록 미궁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뭔가 가닥이 잡힐듯 해 그 가닥을 붙잡고 늘어지면 늘어질수록 희미해지는 느낌. 그동안 바쁘게 살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바쁜데, 이런 활동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이 과연 무엇인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다능인? 자기계발? 프리랜서? 프리워커? 단어 하나를 떠올리면 그 단어의 범위 밖에 있는 것들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민다. 이건 포함이 안되잖아? 같은 맥락이 아니잖아? 하면서.



이 책을 읽으며  모든 행동을 관통하는 맥락은 바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나'를 알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하면서 내면적인 것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외형적이고 활동적인 면까지 확장하려 하고있다. 나에게 잘어울리는 이미지를 찾기 위해 메이크업이나 컬러, 체형 진단을 받고 퍼스널브랜딩 수업을 듣고 이따금 전혀 안 해본 것들,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도전해본다. 사실 이렇게 블로그나 SNS에 글과 사진을 올리는 행위 자체도 비슷한 맥락 중 하나이다. 나는 자기표현 자체를 어려워 하니까. 또 나는 사진 찍히는 걸 굉장히 어색해하는데, 어제는 이걸 깨고 싶어서 사진/모델 소모임에 들어갔다. 처음본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 역시 피하고 싶어하는데 오늘은 그런 자리에 자진해서 나간다. 



강신주 철학박사는 '어차피 사람은 자기가 안 해본 것을 두려워 한다. 지금의 행복과 나중에 찾아올 혹시 모를 두려움을 저울에 달고 두려움에 무게를 주며 지레 포기한다' 고 했고 이상은 <날개>에서 '그대는 이따금 그대가 제일 싫어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소.' 라 했다. 하기 싫은 것, 두려운 것이 생길 때마다 이 말들을 생각하며 극복하려 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데미안>이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가치를 담고있는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100일 글쓰기> 08. 초강경신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