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희경 Mar 24. 2017

스토리노믹스…상상력으로 키우고 확장으로 완성하다(2)

<컬처푸어 당신에게, 다섯번째 편지>…콘텐츠리치로 가는 길 ②


<스토리노믹스…상상력으로 키우고 확장으로 완성하다>



2. ‘못난이 아기’를 키우는 법


 스토리노믹스의 처음이자 끝은 결국 상상력입니다. 그런데 상상력이란 게 말은 쉽지만 결코 만만치 않죠. 작품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라며 감탄하면서도 왠지 본인도 그런 상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지 않으신가요. 하지만 막상 해보려고 하면 어려우실 겁니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죠. '제작사와 그 직원들은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런 아이디어들을 내놓았을까.' 물론 그들은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누구보다 많은 작품을 보고 노력도 했을테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엄청나진 않다고 합니다.


 디즈니픽사 얘기를 좀 해볼까요. 디즈니픽사는 2006년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합병하면서 재탄생했습니다. 이곳에선 첫 아이디어를 ‘못난이 아기(ugly baby)’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기존 수많은 작품들과 약간 다른 ‘결함 있는’ 수준의 아이디어기 때문에 못난이라고 하는거죠.

 이 못난이 아기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 성장합니다. ‘브레인 트러스트 회의’에서 이 아이디어는 신랄한 비판을 받게 됩니다. 영리하고 열정적인 직원들만 한데 모아 놓고 진행되는 이 회의에선 직급에 상관없이 무조건 솔직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이 회의를 통해 서로의 창의력에 감탄하고 배우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데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말한 ‘창의력이 전염되는 공간’이 이런 곳을 말한 것 아닐까요. 디즈니픽사 최고경영자(CEO)인 에드 켓멀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훌륭한 제작자가 되려면 자신을 위한 창작에서 남을 위한 창작으로 전환해야 한다.못난이 아기는 자유롭고 솔직한 회의로 이런 전환을 거치며 성장하게 된다.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비결은 스토리를 가장 중시하는 문화 덕분인데요. 디즈니픽사는 ‘스토리가 왕 (Story is king)’이란 원칙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제작 과정에서 비용, 수익성 등 다른 요소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최고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죠. 아무리 잘 나가는 회사라고 하더라도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요. 디즈니픽사는 이 원칙을 지키며 ‘니모를 찾아서’ ‘도리를 찾아서’ ‘업’ 등 톡톡 튀는 색다른 작품으로 오히려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상상력은 이같은 튼튼한 토양 아래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 @디즈니픽사



 스토리노믹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국내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스토리노믹스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과 지원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플랫폼 ‘스토리움’이 있습니다. 창작자가 이야기를 등록하면 관심 있는 제작자가 연결을 신청, 연결이 성사되고 난 후엔 계약 체결 등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입니다. 지난해 12월 시작됐기 때문에 아직 효과는 미미하지만, 아이디어는 있는데 이를 세상에 내놓기 힘들었던 창작자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첫걸음이 될 것 같습니다.


플랫폼 '스토리움' @한국콘텐츠진흥원.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자 하는 콘텐츠 기업들의 움직임도 발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특히 CJ E&M은 130억원이란 거액을 투자해 ‘오펜’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단막극 공모를 통해 신인 작가 40명을 뽑아 대본 작업부터 데뷔까지 지원하는 사업인데요.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유명 감독들과 연계해 실제로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네요.

 물론 이중 대부분이 아직은 서툰 ‘못난이 아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를 가다듬고 키워나갈 토양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입니다. 아직 갈길은 멀고 험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들의 '못난이 아기'가 세계 시장의 스토리노믹스 주역으로 우뚝 설 날이 오지 않을까요.




<콘텐츠리치로 '쉽게' 가는 길…필수+재미만 쏙쏙!>

STEP 1. 꼭 기억해요!

*스토리노믹스: 하나의 잘 짜인 스토리가 고부가가치를 창출!

*스토리노믹스의 결정체: 히어로물(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그리고 영웅이 총출동하는 '어벤져스'!)

*마블과 DC: 스토리노믹스의 중심에 선 제작사.


STEP 2.  더 알면 좋아요!

*히어로물의 원형: 오이디푸스와 같은 영웅 신화.

*디즈니픽사의 '못난이 아기(ugly baby)' 육성법!


매거진의 이전글 스토리노믹스…상상력으로 키우고 확장으로 완성하다(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