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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 Bin Jan 04. 2022

이 원숭이가 40억에 팔릴 수밖에 없는 이유

현재 NFT계에서 가장 유명한 Web 3 브랜드, BAYC

현재 NFT계에서 가장 유명한 Bored Ape Yacht Club. 이렇게까지 잘 된 이유를 2가지 꼽자면 
  1. 원숭이 그림은 거들뿐. 실질적인 커뮤니티 멤버십 혜택들 
  2. 뚜렷한 아이덴티티 + 희소성 + 인플루언서가 만들어낸 브랜드 파워 

NFT에 조금 관심 있었다 하는 사람들은 2021년에 한 번쯤은 본 원숭이. 바로 작년(2021년) 4월 론칭된 Bored Ape Yacht Club(BAYC)의 NFT 컬렉션이다. 새해가 된 1/2일 기준으로도 Opensea*에서 가장 잘 나가는 NFT 컬렉션은 BAYC인 것을 단숨에 알 수 있다. BAYC는 170개의 아이템을 자동으로 조합해서 생성해낸 NFT로 희귀한 조합의 원숭이는 40억 원이 넘는 금액에 팔렸다. 발행된 10,000개 원숭이 NFT 중 최저가는 69.69 ETH다. 대략 3억 원이 넘어간다. 물론 오늘의 이더리움 가격 기준이다. 

*NFT 작품을 사고팔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다양한 원숭이(Apes) NFT 콜렉션. 이 친구가 약 40억 원에 거래된 #8817 Bored Ape이다.


처음 민팅*때만 해도 0.08 ETH(한.. 30만 원?)였다. 이 원숭이가 좀 귀여워 보인다고 해도, 가격이 이렇게까지 오를 일인가 싶다. 하지만 이 그림 아래에 있는 BAYC가 제공하는 실제 경제적 정서적 혜택들, 그리고 결국에는 가치라는 것이 시장에서의 기대감과 수요가 만들어낸다는 것을 고려하면 납득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이 원숭이가 억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민팅: NFT가 처음 발행되는 것



1. 원숭이 그림은 거들뿐. 실질적인 커뮤니티 멤버십 혜택들 

지금까지 발행된 NFT와 BAYC의 대표적인 차이점이 있다. 단순히 온라인 아트 피스가 아니라, 이 그림을 사는 것 자체가 커뮤니티 입장권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클럽 커뮤니티에 가입하게 되면 디스코드 입장은 물론, 다양한 혜택들을 얻을 수 있다. 

웹사이트에 기재된 5가지 커뮤니티 멤버십 혜택


그중 세 번째와 다섯 번째 제시한 혜택을 살펴보자.

세 번째 혜택: NFT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과    상업적 사용 권리를 넘겨주겠다 

이 부분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했던 경험과 완전히 다른 다이내믹이 탄생한다. 예를 들어 내가 아무리 슈프림을 좋아해서 슈프림 제품을 리셀가에 비싸게 샀다고 해도, 나는 슈프림에 대한 상업적인 사용 권리를 획득한 것은 아니다. 아무 제품에나 슈프림을 찍어서 인쇄해서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내가 구매한 Ape NFT는 내 고유의 것이니 내가 이걸로 핸드폰 케이스를 만들어 팔든 변기 커버를 만들어 팔든 내 마음이다. 이건 그냥 내 거다. 지금처럼 BAYC의 기업 가치가 높게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그 자체가 큰 경제적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 


다섯 번째 혜택: 로드맵에 따라 지속적인 혜택을 주겠다 

이것만 보면 구체적으로 뭘 해주겠다는 건데.. 싶을 수 있다. 하지만 BAYC는 지금 기존에 제시했던 로드맵에 있었던 것을 하나씩 해 나가고 있고, 지난 9월에는 로드맵 2.0까지 발표했으며 그중 일부는 실현됐다. 


현재 BAYC가 제시하고 있는 로드맵들


특히 2.0 내용에서는 꽤나 먼 미래에 이루어질 계획들을 모호하게 적어둔 부분도 많지만, 지금까지 실현되었고 실현된 굵직한 프로젝트들은 이런 것들이 있다. 

Mutant Ape Machine 재건하기 (Bored Ape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특정 아이템(serum)을 더해 또 다른 Ape NFT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걸 Mutant Ape Yacht Club이라고 한다) 

멤버만 가질 수 있는 머천다이즈 출시 

실제로 뉴욕에서 클럽 멤버만 참가할 수 있는 요트 파티 하기 

BAYC 및 MAYC 멤버들만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론칭하기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 (실제로 Adidas와 진행)

이렇게 하나씩 약속한 것을 이뤄나가다 보니 그 물결을 함께 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주는 정서적인 재미도 있고, 더불어 경제적 재미도 함께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2. 뚜렷한 아이덴티티 + 희소성 + 인플루언서가 만들어낸 브랜드 파워 

시장에 굉장히 다양한 NFT가 출시되고 있지만, BAYC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아주 강렬하다. 스토리, 이미지와 콘텐츠, 앞으로 제시하는 로드맵의 행보와 톤 앤 매너에서 모두 느껴진다. 심지어 창업자들 닉네임부터가 가가멜, 토마토 케첩 황제(Emperor Tomato Ketchup)다. 브랜드의 느낌을 최대한 풀어보자면, 이 암호 화폐 씬에 대한 지극한 관심을 가진 시대의 흐름을 앞서 나가는 사람들의 꽤 쿨하고 위트 있으면서도 조금은 시니컬한 언더독 감성 커뮤니티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화장실에 같이 그라피티 그림 그리는 것이 멤버십 혜택이기도 하다. 

멤버만 그릴 수 있는 온라인 화장실 그라피티 벽 (그들도 곧 이 벽은 full of dic*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강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희소성이 만나면 그 가치는 폭발한다는 것을 우리는 다양한 브랜드의 부흥을 보며 잘 알고 있다(최강자로는 슈프림, 조던이 있다). 물론 다양한 시리즈로 계속해서 발행되고 있긴 하지만, 현존하는 BAYC NFT는 딱 10,000개다. 그러다보니 BAYC 원숭이를 나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PFP* NFT야... 프로필 사진으로 대문짝만 하게 걸어두기 딱이다. 

*PFP = profile picture. 


이 모든 것이 더 활활 타오르도록 불을 지른 것은 바로 인플루언서들이 프로필 사진을 이 원숭이들로 걸기 시작하면 서다. 현재 스포츠, 예술, 연예계, 스타트업계 할 것 없이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 트위터 프로필 사진이 이 원숭이다. 지미 팰런 쇼의 그 지미 팰런(Jimmy Fallon), 솔직히 노래 한 번 씩은 다 들어본 포스트 말론(Post Malone), 스눕독 형 (Snoop Dogg), 레전드 NBL 선수 스테판 카레(Steph Curry),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업가이자 투자자 중 한 명인 마크 큐반(Mark Cuban) 등. 원래 커뮤니티의 핵심은 '이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 아니겠나. 인플루언서들이 움직이니 커뮤니티와 이 브랜드의 가치가 따라 올라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메타버스와 Web3*를 리딩 하는 브랜드가 될까

*Web3: 중개인이 유저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활용했던 지금까지의 web2 인터넷 환경과 달리, 블록체인을 활용해서 모든 정보와 데이터가 분산화된 네트워크. 

BAYC roadmap 2.0


메타버스나 web3 모두 2021년 메가 트렌드가 된 단어들이지만, 그 실체가 완벽하게 구현된 것은 아직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BAYC가 제시한 로드맵 2.0을 살펴보았을 때,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을 오갈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및 공간을 구상하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기존의 기업처럼 운영되는 것이 아닌, 탈중앙화 된 방식으로 운영을 시도하고자 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현재도 BAYC 캐릭터들을 3D로 구현하고자 계획하고 있는데, 아마 앞으로 다양한 가상 세계에서 이 NFT를 활용해서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실제로 Miami Clubhouse를 현실 세계에서 구축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이제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프라인으로도 연결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BAYC의 생태계를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로 운영하겠다는 로드맵이 어떤 식으로 실현될지 아주 기대가 된다. DAO는 지금처럼 기업의 주주들이 자신들의 지분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와는 다른, 개인의 관리나 중앙 조직이 없는 형태의 운영 구조다. 보통 해당 기업의 토큰을 가진 사람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구조가 되는데, 이번 BAYC 사례에 적용해본다면 NFT를 가지면 곧 BAYC의 주식을 가진 것처럼 운영에 관여할 수 있고, 또 수익을 배분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커뮤니티에 기여할수록 만약 경제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이후의 또 다른 이코노미 생태계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창업자 중 한 명인 Goner은 우리는 새로운 Web3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회사를 만들고 싶다(“We want to be a Web3 lifestyle company,”)고 말했다. 지금의 BAYC NFT 가격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까 하는 기대감이 함께 포함되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2022년의 행보도 아주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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