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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교진 Oct 18. 2017

21세기를 다시 뒤엎는 전환시대의 논리

[스물여덟 번째 책]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벌거벗은 임금님>는 ‘임금은 알몸이다!’라고 말한 소년의 용기나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라는 세상의 진리를 알려주는 우화로 유명하다. 그러나 진짜 교훈은 소년에 의해 폭로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옷이라는 맹랑한 술책으로 옷을 파는 상인, 여기에 현혹된 임금, 아무것도 입지 않았는데도 임금의 옷을 치켜세우는 신하들, 침묵하는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한 소년에 의해 폭로되기까지 무엇을 했던 것인지 그 ‘과정’ 말이다.      


답답한 이야기 전개의 끝을 내준 속 시원한 폭로 때문인지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결말에 집중하지만 사실 주목해야 할 것은 한 소년에 의해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머물렀던 지적 암흑 상태와 자기 모독, 비굴 상태이다. 도대체 그 사회에서 임금은 어떠했기에 맹랑한 술책에 빠져 들었던 것인가? 임금과 신하의 관계가 어땠기에 충언을 하는 사람 하나가 없었던 것이며, 순진한 소년 외에 진실을 말하는 백성 하나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고 이 질문에 모두 답을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장애물 하나 없이 작동하게 만들었던 한 사회의 제도와 분위기를 제대로 직시하고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리영희 선생은 이 우화를 통해 도대체 그 사회 지식인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기에 지적 암흑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이 소년의 순진함이었던 것인지를 반문하며 제목 그대로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어준다.      


더 나아가 <벌거벗은 임금님>의 현실판이라고 할 수 있는 당시의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정부의 기밀문서를 폭로했던 뉴욕타임즈의 보도를 주목하며, 뉴욕타임즈의 폭로가 있기 전까지의 당시 사회를 지배했던 지배자의 원리와 정치권력의 작동방식, 그리고 뉴욕타임즈로 대표되는 시국 속 지성인들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1970년대 유신체제 아래 상시적인 국가권력의 감시와 탄압 속에서 대놓고 ‘지성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공개적으로 던진 것이다.      


이 질문은 여러 곳에 아직도 통하는데 특히 우리에게 더 그렇다.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무능이 ‘침묵의 정치’로 명명되어 치켜세워지고, 주변인이 국가 자원을 사사로이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대기업과 결탁했던 일이 애국으로 둔갑했던 일을 겪어오지 않았는가? 때문에 우리에게는 더더욱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필요가 더 있다. 그런 점에서 1970년대에 출간된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는 또 다시 우리 사회를 다시 바라볼 ‘전환’의 계기가 되어주고 있다.

대학 시절 나의 비판의식과 사회의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은 리영희 선생
- 문재인 대통령 -
     
나의 '사상의 은사'다.
- 유시민 -


Q. 우리 사회 지식인은 누구이며, 지식인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9979856&memberNo=39328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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