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
"항상, 자발적이지 않다는 것."
그가 말했다.
나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접힌 신문지와 머그잔에서 잉크 분자와 식지 않은 커피 입자들이 섞여 공중을 부유했다. 그것들은 떠오르다 말고 천천히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마치 뭔가 결정되지 못한 문장처럼.
"당신은 언제나 그렇게 말하더군."
내가 입을 열었다.
"무언가를 결정하지 않으면 결정당하게 된다, 그런 식으로."
그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반박하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한참을 침묵하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것이 당신들의 방법이니까요."
나는 작게 웃었다.
"그렇지. 그게 우리들의 방식이지."
그가 말했다.
"좋아요. 여기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로 돌아가 영원히 제이와 사랑하며 사는 것. 또 하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깨어나 모든 것을 기억한 채 살아내는 것. 당신은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나는 잠시 머그잔을 바라보았다. 식어버린 커피 표면에 내 얼굴이 일그러져 비치고 있었다.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
그는 고개를 저었다.
"준비된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선택하는 자만 있을 뿐이죠."
제이.
"자, 선택하시죠. 당신에게 카드를 넘기겠습니다."
그가 검은색과 하얀색의 카드 한벌을 조심스레 꺼내 펼쳤다.
두 장의 카드가 내 앞에 나란히 놓였다.
검은색엔 낫을 든 사신이, 하얀색엔 꼬리를 문 뱀이 둥글게 그려져 있었다.
나는 검은색 카드를 집어 들었다.
"역시 이번에도 같은 선택이군요. 왜죠?"
그가 물었다.
"이게 우리들의 방식이니까."
그가 미소를 띠었다.
"제이미 케인러너와 같은 말은 하는군요."
"그래. 그에게 자네 말을 전해주지."
"그럼."
그가 사라졌다.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