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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na Mar 21. 2017

IoT가 진짜 일상을 바꿉니까?

Contents Study #5. 아직은 그들만의 리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IT가 핫하다고들 하더니, 시간이 채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IT는 뒤쳐진 단어가 됐고 조금 과장하자면 ICT, IoT라는 단어가 주요 경제지의 절반을 차지하는 단어로 우뚝 자리매김했다. 중국 기업들의 무서운 성장, 애플의 약진과 더불어 국내 주요 제조업체, 건설업체들의 변신 키워드에 IoT가 빠질 수 없는 단어가 됐기 때문이다.

IoT와 IcT의 차이?
1) IoT는 Internet of Things의 약자로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일컫는다. 사물인터넷의 시대에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사람의 도움 없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눈다. 사물인터넷의 핵심은 물리적 센서다. 물리적 센서를 통해 파악하는 주변 환경 정보를 필요한 곳에 활용한ㄴ 방식이다. 가전제품, 전자기기, 헬스케어, 원격검침,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한다.
2) ICT는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의 약자로, 기존 상품과 서비스를 고도화시킬 수 있는 인프라라고 이해하면 쉽다. 사전적 정의는 정보기술(IT)과 통신기술(CT)의 합성어로, 정보기기의 하드웨어 및 이들 기기의 운영 및 정보 관리에 필요한 S/W 기술과 이들 기술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 생산, 가공, 보존, 전달, 활용하는 모든 방법이다.

정리하자면, ICT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기기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보통 ICT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쉽게 BMW를 떠올리면 되는 데, 이는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웨어러블(Wearable)의 약자다. 즉, 빅데이터를 통해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겠다. 비슷하게 접근하면, IoT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집안의 온도를 조절하게 해주는 것이다. 스마트홈 등의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ICT 생태계가 활성화된다면 일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스마트워치는 놀랍기만 해!

이번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아래 링크한 기사다.

웨어러블 시장 거품 꺼졌나…고프로·핏빗 주가 내리막길

기사에 따르면 웨어러블 카메라 제조사 고프로는 올해 주가가 약 17% 하락했고, 웨어러블 시장 1위인 핏빗의 주가는 올해만 약 25% 하락했다. 더불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결코 주류가 될 수 없다는 CNN 머니의 평가를 전한다. 구글글라스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주목과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판매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애플워치가 애플의 주요 수입원이 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전한다.


이쯤 읽으면 그런가 싶기도 하다. 내 주변 지인들 중 스마트워치를 차고 다니는 지인은 단 두 명 뿐이다. 물론, 스마트워치를 구매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제외한 수다. 시계와 같은 일상품을 구매한 후 잠깐 쓰다가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가용성과 같은 제품 매력도를 이용자가 느끼지 못한 사실을 방증한다 여기기 때문이다. 일상품이 아니더라도, 액세서리로 어필하는 데도 실패한 듯 하다. 결국, 내 주변 지인을 부족하게나마 전체 표본으로 확대시켜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같이 일상을 바꾼 제품이 아니라 그저 새로운 기술을 새로운 모습으로 적용한 기기로 여긴다.


일상의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

반면, 하이드브리드 형태의 스마트워치 시장은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3월 20일 하이브리드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약 1억 1,000만 달러로 작년보다 92%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7%에서 올해 12%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출처: 꺾이는 스마트워치 시장..하이브리드 워치로 '반등')

그렇다면 온갖 새롭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기능들을 몽땅 넣어놓은 애플워치의 부진과, 기존 시계의 장점을 더 높게 살린 하이브리드워치의 반등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어떤 제품과 어떤 기술을 결합하고 소통하게 할 것이냐는 고민에 어떤 대답을 내렸냐- 인 것 같다. 퇴근 후에는 회사 단톡을 보기도 싫다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외치는 창수가 카톡 알림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스마트워치를 하루종일 차고 다니고 싶어할 지 나는 잘 모르겠다. 다른 액세서리는 모르겠지만,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한나가 그다지 섬세해보이지는 않는, 다소 투박한 모양새의 스마트워치를 매일 차고 다니고 싶어할 지도 모르겠다. 메세지나 이메일이 오는 건 항상 들고다니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확인하면 될 일이다. 한 편으로는 극단적인 예시일 수 있으나, 누군가에게는 액세서리가 아닌 시계에 대한 소유욕이 0에 가까울 것이다. 내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 새로운 앱을 하나 더 다운 받는 것으로 해결 가능한 일을 '새로운 제품'이 해내려고 한다니 영 달갑지 않다.


'자취생을 위한 실용적인 스마트홈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다

스마트워치의 사례를 통해 간략하게 짚어봤지만, IoT가 일상의 변화를 얼마나 이끌어낼 것이냐-하는 질문과 관련해서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접한 사례가 있다. 바로, 자취생을 위한 간단하고 편리하며, 실용적인 스마트홈 제품을 만든다는 스타트업 스위처의 아이오(I/O)다.

특정 업체 혹은 특정 제품을 홍보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님을 미리 알려둔다. 내 브런치는 그 정도의 파급력도 없을 뿐더러... (이하생략)
세상에서 가장 설치하기 쉬운 스마트조명을 내세우는 스위처

위의 제품은 소위 '찍찍이'를 통해 간편하게 자취방에 설치할 수 있는 스마트홈 제품으로, 핸드폰을 통해 알람을 설정해놓을 경우 시간에 맞춰서 자동으로 불을 껴고, 켤 수 있다. 예를 들면, 매일 오전 7시에 눈을 떠야하는 1인가구 지영이가 오전 7시에 스위치 On을 예약해두면, 오전 7시에 방이 환하게 밝아지는 형식이다. 또, 잦은 늦은 귀가로 치안이 걱정되는 경우, 매일 오후 6시 혹은 7시에 불이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게 할 수도 있다. 물론 침대에 누워있다가 불을 끄기가 귀찮을 때 활용하기가 제일 안성맞춤일 듯도 하다.


내가 이들 제품에 주목했던 이유는 바로 '1인가구의 한계'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인식하고 제품을 출시한 점이었다. 예를 들면, 스마트홈 제품을 구매한 혼자 사는 이들은 제품 설치를 위한 기사님 방문 시간 맞추기부터 쉽지 않다. 각종 관리비, 공과금에 시달리는 이들에게는 스마트홈 제품의 한 달 이용 요금 2만원도 버거울 수 있다. 커피 4잔 안 먹으면 되지 않냐-고 반문하는 건 기업이고, 소비자가 아니다.


스위처는 여기서 달랐다. 제품을 구입하기만 하면, 복잡하게 머리를 굴려가며 설치 기사님과 방문 시간을 맞추지 않더라도, 혼자서 뚝딱 설치해버릴 수 있다. 이용 요금은 더 매력적이다. 첫 달은 무료 이용이 가능하고, 이후부터 계약 기간에 따라 월 990원 ~ 월 1,800원만 내면 제품을 계속해서 이용 가능하다. '혼자가구'들의 월세 살이, 전세 살이 형편을 감안하면 나중에 제품을 어떻게 떼어서 다음 집에 들고갈 것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심정적 위로도 전한다.


요약하자면, 1) 제품 설치 과정에서 번거로움, 2) 제품 이용 과정에서 경제적인 부담감 축소, 3) 제품 제거 과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심리적 안정감이 '조명'과 '스마트'를 실용적으로 연결해냈다고 정리 가능하겠다. 돈 많고 트렌디한 사람들만 쓸 것 같은 IoT 제품인데, 내 일상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그게 스위처의 강점이면서, 스위치 사례를 통해 살펴본 IoT 제품 및 서비스들의 지향점일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

어찌되었건, IoT는 일상을 점차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 장담한다. 공급자인 기업이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을 관찰하고,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조금 더 우리의 일상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들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번외로 그들만의 리그가 우리 모두의 리그가 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조건은 제품 사용이 용이한 수준의 가격제도를 확충해나가는 것 정도가 선결 조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덧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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