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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ks Aug 28. 2020

[여행단편] 해녀의 부엌

제주 해녀의 이야기

<해녀의 부엌>을 보고 온 사람들은 다 그렇게 말했다. “울다가 웃다가 먹다가 그랬네.” 정말 그랬다. 펑펑 울었고, 따뜻하게 웃었고, 맛있게 먹었다.


<해녀의 부엌>은 약 두시간 정도 진행이 됐다. 20분 정도의 해녀를 소재로 한 연극을 보고, 20분 정도 그날그날 잡아올린 해산물에 대한 뒷이야기들을 듣고, 40분 정도 해녀의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먹고, 10분 정도 해녀 할머니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종달리 최고령 해녀 할머니의 어머니를 소재로 한 연극을 봤는데, 정말 펑펑 울었다. 그리고 나중에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또 울었다. 내용도 슬펐지만, 나는 연극에 참여한 해녀 할머니의 그 세월이 모두 담긴 손이 마음에 남았다.


할머니 최고!

인생은 살아내는 것


공연 내내 무대 위의 해녀 할머니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말 한마디에 웃고울었는데, 마지막에 사회자님이 이런 말을 했다. 다 끝나고 집에 갈 때는 해녀 할머니가, “살아생전에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며 우신다고. 그 말이 나를 먹먹하게 했다.


인생은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면서 자식들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고,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자식들에게 더 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공존하는- 우리 아빠엄마의 모습도 같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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