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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skies Jan 13. 2019

재능은 연습과 노력으로 완성된다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취미로 바이올린을 배운 지 1년 반 정도가 되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수월해지기보다는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멋진 연주를 위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때마다 손이 뜻대로 잘 움직여 주지 않는다. 


매 시간 나의 동작을 세세하게 살펴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하기만 하다. 시간이 안 나서 혹은 나의 나태함 때문에 바이올린을 잡고 연습을 못했어도 매주 레슨을 받기 전까지 그 전 시간에 배운 것들을 최소한 흉내만이라도 내려고 연습을 해서 간다. 당연히 내가 연습하는 정도로는 바이올린을 잘 켜기 위해 너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평생을 하나의 악기를 업으로 삼은 직업인들을 보면 프로가 되기까지 쏟은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의 장면 중에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의 제자가 '사람들은 우리가 악보를 보면 한 번에 치는 줄 알지만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는지 모른다.'며 웃는다.

가끔 부족한 연습량으로 바이올린 연주를 하다가 서툰 나의 모습에 제자분의 그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사람들은 저절로 만들어진 천부적인 재능에 열광하지만
그에 따르는 연습과 노력은 무시한다.
재능은 무수한 연습과 노력으로 완성된다.

-영화 중에서



나이 오십에 와서야 무대에 서는 것이 불안하지 않고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세이모어의 피아니스트로서의 인생과 그 인생을 완성시켜준 연습과 노력으로 견뎌왔을 인고의 시간을 떠올려 본다. 대부분의 어떤 사람들은 가족들과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위해 자기의 시간을 소중하게 쓰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업, 오직 그것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삶을 살기도 한다. 


그런 후자의 내공을 가진 피아니스트 세이모어가 피아노를 치면서 또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하는 이야기를 찬찬히 듣다 보면 음악과 인생에 관해 가르침을 받는다는 기분이 든다. 피아니스트로서 은퇴를 하고 음악교사로 살고 있는 세이모어에게 남자는 묻는다. 왜 재능을 낭비하는지. 세이모어는 제자들에게 대답한다. 나의 재능을 너희들에게 쏟겠다고. 피아니스트, 음악가로서 그리고 음악교사로 제자를 가르치는 일을 하기까지 세이모가 한 사람으로 어떠한 삶을 살아왔고 또 어떤 인격을 만들어왔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십 대 내내 많은 선생님들에게서 배우고 또 그분들과 스쳐가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나를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들이 있다. 직접 만나서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이렇게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처럼 영화 속에서 그리고 책 속에서도 나는 많이 배웠다. 나는 나의 업이 무엇이고 나중에 그것을 어떤 형태로 만들고 이룰지, 누군가에게 어떻게 하면 나를 쏟아내어 줄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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