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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술램프 Aug 09. 2022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

요즈음은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것이 두렵다. 카트에 물건을 몇 개 담지 않아도 10만 원 가까이 나온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 구입은 뒤로 미루고 물건을 들었나 놨다를 몇 번 한 후에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간장 한 병, 두부 한 모를 살 때도 그나마 저렴한 것을 고른다고 고르는데도 지난해의 생활비로는 가계를 꾸려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기름값도 너무 올라 웬만하면 차를 끌지 않고 어쩌다 차를 갖고 나가는 날은 볼일을 몰아서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이것은 비단 우리 집,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집집마다 긴축재정을 하고 한 푼이라도 줄이려고 애를 쓰는데 우리와 다른 별에 살고 있는 듯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허탈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BTS의 멤버가 시세 60억짜리 집을 현금으로 매입했다는 소식에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또 20대의 유명 여가수가 130억을 호가하는 청담동의 초호화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기사에 씁쓸해하는 일반인들의 댓글이 무수히 달린 적도 있다. 과연 20대에 자기 소유의 집을 가진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이나 될까. 아니 그 나이의 대다수 젊은이들은 집은 고사하고 열정페이를 받으며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 계약직 일자리마저도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인데 너무 엄청난 격차의 소득 불균형 상황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좋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연예인의 몸값이 화제가 된 것이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이 흥행에 성공하고 인기를 끌면 온갖 제품을 홍보하는 주연배우의 모습을 TV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볼 수 있다. 빈번하게 노출되는 그들의 모습에 식상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저렇게까지 돈 되는 일이면 다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들이 이렇게 광고에 빈번하게 출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명 연예인이 전속 모델 계약을 체결하면 일반적으로 기본 모델료만 수억원에서 수십 억에 이른다고 한다. 연예인의 입장에서야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리는 작품 찰영보다 하루 이틀 반짝 고생하고 벌어들이는 광고 촬영이 매려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의 노력을 과소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일전에 한 치킨 광고의 모델이었던 연예인이 광고를 찍기 위해 치킨을 50개가 넘게 먹었더니 나중에는 닭을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났다고 고충을 토로한 적이 있다. 겉에서 보기에 단지 화려하게만 보이는 그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그 자리에 섰을 것이다. 모든 노동은 신성한 것이며 열정과 최선은 어떤 자리에서건 인정받아야 한다. 


다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요즘처럼 물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상황에서 과도한 광고비만 줄여도 가격 인하는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연예인들의 광고 촬영 수입은 결국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이다. 광고와 같은 마케팅은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기업들은 브랜드 마케팅에 열을 올리게 된다. 그런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이 사용한 과도한 마케팅비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유명인을 내세워 광고하는 홍보 전략 대신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윤리 의식을 지닌 기업이 많아졌으면 한다.


또한 소비자는 광고를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상품이 반드시 우수한 제품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브랜드의 합리성을 보고 제품의 특성과 성분을 꼼꼼히 따지고 가격 비교를 해서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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