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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usduck Nov 02. 2019

미드타운_바리스타 커피의 선구자

나인스 스트리트 에스프레소 (Ninth Street Espresso)

‘자신의 원두를 직접 볶고, 바리스타가 세심하게 커피를 추출한다.’

지금은 흔한 일이 돼 버렸지만 이런 콘셉트의 커피 문화가 시작된 것은 생각보다 최근이다. 2000년 초반 뉴욕에서 시작되었는데, 커피로 유서가 깊은 유럽 쪽에서 시작했을 것만 같은 일이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잔뜩 부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게 다소 의외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러한 커피 붐의 선구적 존재가 ‘나인스 스트리트 에스프레소’다. 이런 역사적인 곳은 특별히 시간을 내더라도 찾아가는 편이라 두근두근한 마음을 안고 뉴욕에 있는 5개 지점 중 하나가 입점해 있는 롬바디 호텔 쪽으로 향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어딘가 위엄과 품격이 있는 호텔 건물 1층에 블랙 앤 화이트로 심플하게 꾸며진 ‘나인스 스트리트 에스프레소’가 있었다. 꽤 많이 걸어온 뒤라 앉아 쉬면 좋겠다 생각하며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의외로 스탠딩 카페였다. 서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사람들이 밖에서 보면 꼭 앉아있는 것 같다.


커피를 추출하는 공간은 매장의 1/3을 차지하고 있었다. 바리스타의 앞뒤를 차지한 크고 기다란 검은색의 대리석 위에는 모노톤의 크고 작은 커피 관련 기계들이 정돈돼 있고 역시나 검은색의 옷을 입은 젊은 여성 바리스타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커피를 추출하고 있었다. 머리를 거의 삭발에 가까울 정도로 바싹 밀었는데도 어쩜.. 미모가 두드러지는 분이다. 게다가 군더더기 없이 정확한 동작으로 원두를 갈고,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려주시는 전문가적 모습에서는 무한 신뢰까지 느껴진다.

아이스커피, 커피, 에스프레소, 우유 넣은 커피. 메뉴도 심플하다. 나는 경험상 메뉴가 심플한 가게들을 무척 좋아한다. 가짓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음식에 대한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인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러 가지 향을 첨가한 시럽이나 복잡한 토핑을 올린 커피가 커다란 보드를 가득 채우고 있는 카페들에 익숙해져 있다가 이렇게 심플한 메뉴판을 보니 약간은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거의 매일 커피를 마시는 나지만 이런 카페는 처음이었다. 같이 먹을 수 있는 빵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한 종류의 커피뿐이라니. 다르게 생각하면 들여오는 원두를 선별하고, 믹싱 해서 주의 깊게 로스팅하고, 추출하는 과정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로스팅한 원두도 판매하고 있다. 집 가까운 곳에 이런 카페가 있다면 구입해다 먹을 텐데.


‘자, 커피 전문가인 내가 오늘 최선을 다 한 커피야. 따뜻하거나 차갑거나 우유를 넣을 건지만 정해. 그럼 너는 오늘 최고의 커피를 마실 수 있어.’라고 말하는 듯한 메뉴판을 보고 나는 공손히 따뜻한 커피를 주문했고 마침 가방 안에 있던 고디바 초콜릿과 최상의 하모니를 이룬 최고의 커피를 만날 수 있었다.




위치 : Lombardy Hotel, 109 E 56th St, New York, NY 10022

전화 : 646-559-4793

오픈 : (월-금)07:00-20:00, (토)08:00-20:00, (일)09:00-19:00

홈피 : www.ninthstreetespress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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