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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곰 Jan 13. 2017

2. 밴쿠버/라스베이거스 여행(2)

차가움 속에 따뜻함이 웅크리고 있는 도시, 밴쿠버

2016년 말 겨울여행의 기록


전체 일정은 밴쿠버 3박, 라스베이거스 4박(+그랜드캐년)이다. 비용은 약 300만 원 정도 들었다.


뒤에 비용에 대해서는 한번 더 정리를 하겠지만 항공권 2매(인천 <->밴쿠버, 밴쿠버 <->라스베이거스), 숙박, 음식, 교통 및 쇼핑 전부 포함이다. 일행이 있어서 모든 건 나누어서 냈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비용만 그정도다.


이번 여행은 혼자 다닌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 스타일대로 기차를 타고 뱅뱅 돈다거나, 밥도 안 먹고 계획 없이 훌쩍 떠나거나 하지 않았다. 준비도 많이 하고, 계획도 짜고, 먹을 것도 다양하게 먹으면서 사이사이에 쇼핑도 했다.

일정에 따라 순서대로 밴쿠버와 라스베이거스 여행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Intro

밴쿠버 도착


액정이 큰 걸 빼고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드림라이너가 처음으로 캐나다 상공의 구름 아래로 내려왔을 때,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끝없이 뻗은 우람한 산맥이었다. 역시 자연경관 하나는 끝내주겠구나.. 하는 기대를 하며 밴쿠버에 내려 캐리어를 회수하고 곧장 Arrival로 진입하였다.


언제나 나와는 관계없는 공항 입국장의 많은 사람들을 그냥 흐뭇하게 바라보며 쓱 지나가곤 했는데, 이번 여행은 달랐다. 입국장에서 날 보자마자 활짝 웃어주는, 이번 여행의 목적이자 이유인 내 여자 친구를 발견하는 순간 10시간을 넘게 날아온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았다.


반갑다는 말 앞에 '너무'를 몇개나 붙여야 표현이 가능한 반가움일까


밴쿠버는 분명히 따뜻하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추웠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도 그다지 안 친절해 보이고, 도시 배경도 뭔가 회색톤의 칙칙한 모습이라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겨울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주로 다닌 여행지가 대부분 겨울에 방문했던 걸 상기해본다면, 밴쿠버의 첫인상은 분명히 기대 이하라고 말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밴쿠버의 공기와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좀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땐 하염없이 사람과 도시가 차갑게만 보였다.



스타벅스(Starbucks)

편의점보다 많은 것 같다.


블록 형식으로 구역이 잘 나눠진 도시는 시원하고 깔끔한 느낌을 줬다. 도로가 쭉쭉 뻗어있고 교차로마다 신호등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꾸불꾸불한 길이 많고 혼잡한 서울에서 살다온 나는 왠지 적응이 잘 안되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속옷을 까먹고 안 입은 기분이랄까.. 가로세로 쭉쭉 뻗은 도로가 시원 상쾌하면서도, 뭔가 있어야 할 것이 없는 듯 휑한 기분이 동시에 들었기 때문이다.


길을 걸으면서 특이했던 것은 한국보다 자주 발견되는 스타벅스와 그에 못지않게 자주 발견되는 서브웨이였다. 거의 2블록 정도 지나면 보였던 것 같다. 한국에도 매장이 많긴 하지만 물가 대비 비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애용하면서도 못마땅했는데, 여기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저렴해서 좋았다.


심지어 리필도 되고(몇 가지 정해진 메뉴 중에 하나를 아예 새 걸로 준다), 카드 등록 시에 제공되는 무료 쿠폰도 사이즈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벤티 사이즈를 주문해도 된다. 이런 사소하다면 사소한 차이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퍼시픽센터(Pacific Centre Mall)

굳이 만나려 하지 않아도 만나게 된다.


만남의 장소라고 하는 런던 드럭스(London Drugs)를 지나면 퍼시픽센터라고 하는 커다란 쇼핑센터를 볼 수 있다. 이게 얼마나 컸던지 별생각 없이 밴쿠버를 돌아다니다 보면 항상 다른 입구의 퍼시픽 센터를 만나곤 했다.


건물 지하로 내려가 보니 밴쿠버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모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외부가 추워서 실내로 다 들어왔나 보다. 꽤 혼잡할 정도로 사람이 많은데도 큰 부딪힘이 없이 서로 왕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NHL선수인 것 같은데, 저 사람보다 저 사람을 보려고 몰려온 인파가 신기했다.

쇼핑센터인 만큼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매장부터 익숙한 매장까지 죽 들어선 모습은 그리 낯선 광경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제 막 엄마 손을 뿌리치고 뛰어다닐 거 같은 아기에게 'Nice to you, Nice to me'라고 작지만 분명하게 설명하는 한 젊은 엄마가 인상적이었다. 그 아기가 엄마의 말을 알아들을 거 같지도 않았지만, 그냥 아기가 아니라 행동 하는 하나의 주체로 봐주는 거 같아서 내심 부러운 느낌이 들었다.


딴 소리긴 하지만 화장실에 있는 핸드 드라이어가 다이슨이라서 충격.. 다이슨이 이런 것도 하는구나. 아니나 다를까 성능은 아주 좋았다.

이게 그렇게 사고 싶더라 ㅠ


플라잉 피그(Flying Pig)

개스타운에 있는 캐주얼한 레스토랑


일단 비주얼은 굿~! 음식도 가게도 단정하고 깔끔해서 좋았다. 계속 회색빛 도시를 돌아보다가 비교적 쪼오끔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는 개스타운안에 있어서 주변 풍경도 좋았다.

개스타운의 명물인데 크기가 생각보다 작다.

직원들도 생기 있고 밝게 일하고 있어서 그냥 그 자리에 함께 머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한국에서 일하는 회사 사람들 얼굴이 떠올라 기분이 다운될 뻔한 건 별로..ㅎㅎ

천장도 높고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음식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양이 무척 많아서 절반 가까이 남긴 건 조금 미안했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 배가 너무 불러서 더 먹기가 힘들었다.

양이 정말 많다.

처음엔 팁을 어떻게 주는 건가 궁금했는데, 계산을 요청하니 단말기를 직접 들고 와서 팁을 몇% 줄 건지 입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입력한 만큼의 팁과 음식값(텍스 포함)을 일괄 계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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