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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곰 Mar 03. 2019

10. 미안하다

호구란 무엇인가

미안하다. 이번 고과는..

미안하다. 사람이 없잖냐..

미안하다. 어쩌냐 네가 막낸데..

미안하다. 회사생활이 그렇..

미안하다. 네가 어필을 좀 더..


미안하다는 말이 특별한 말은 아니지만, 계속 듣다 보니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이 것 때문인 거 같다.


내가 호구?


어쩌면 정체성을 깨닫는 중요한 시기일지도 몰랐지만, 난 역설적으로 더욱 열심히 상황을 바꿔보려 노력했다. 그러다 문득,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분노라기보다는 어떤 하나의 생각이 머리에 뿌리를 내린 채 가지를 마구 뻗치는 거지.


내가 호구


그냥 이렇게 생각하니 맘이 편해졌다. 잠도 잘 오구.


잠깐은 나도 누군가한테 미안한 사람이 되어볼까.. 했지만, 내 정체성이랑은 맞지 않는 거지. 이젠 알겠다.


그래도 더 이상 미안하다는 말은 듣지 말자. 정말 안 듣고 싶은 말이다.


괘씸하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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