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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ertee Jun 04. 2024

걸은 길

삶의 여백이 너무 부족해서 8

오늘은 휴직 후 첫 상담이네요. 어떤 기분이 들어요?


긴장이 탁 풀린 느낌? 설레었다가 걱정되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했다가 재미있기도 하고 그래요. 좀 이상하죠?


설레는 거부터 말해볼까요?


아무 생각 없이 쉬어본 게 너무 오랜만이어가지고 이 한 달을 어떻게 보내지? 이런 생각해요.

지난 상담 후 일주일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우선 한 달 뒤에도 제가 회사로 돌아갈지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과도 얘기를 마쳤고, 그게 최대 1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창업 멤버가 될 기회도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또 강의 제안도 들어왔어요.

그래서 셀레네요.. ㅎㅎ (디테일한 내용은 말을 줄이겠다.)


그런데 걱정이 뭐예요.


일단., 백수라는 거? 쉬다가 재취업하는 거 어려울 텐데 어떡하지 이런 거요. 안 될 수도 있잖아요. 어려울 수도 있고.


H님, 무슨 소리예요. H님은 걱정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있네요. 왜 믿는 거예요. H님이 방금 전에 설렌다고 한 많은 일들이 있잖아요. H님의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걱정은 제게 이렇게 말을 걸어요.

‘네가 말하는 설레는 일? 다 있는 거 맞아 근데 그게.. 안정적인 건 아니잖아?’

그게.. 제 안에서 계속 충돌이에요.

안정성 있는 것과

여러 가지 일을 가져보고 싶고 막 돌아다녀보고 싶고.. 어디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고, ‘내 거’ 하고 싶고…

이런 건 약간 불안정이고, 정착이 아니잖아요.

나머지 하나를 잡으면 나머지 하나가 “야 너 이것도 하고 싶어 했잖아.” 이러고,

다른 하나를 잡으면 나머지 하나가 “아~ 안정적인 거 재미없어~” 이러고.


H님,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알아요?

내 안의 고민들, 충돌이 찾아오겠죠.

내가 중요시하는 걸 찾아야겠죠.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지 않으면 몰라요.

난 뭐가 중요한 사람인지 직접 부딪혀보고, 엎어지면 엎어지는 대로. 그게 아니면 돌아와도 돼요.


음.. 그게 아니면 돌아와도 된다.


그래요. 내가 경험해 보면서 선택해도 늦지 않아요.


늦지 않다… 정말 늦지 않나요?


왜 늦었다고 생각해요?


전 평생을 살면서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서 먹어봐야 하는 사람인 거 같았어요. 그리고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그래서 한 시도 열심히 살지 않은 적이 없어요.

저는 그래서 점점 효율적이게 사는 방법을 추구했고, 지금은 더욱더 효율적이게 살고 싶어요.

그래서 저만의 선생'(先生)'분들께 물어봐요.

저희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이렇게 말해요. ‘전혀 늦지 않고, 해봐도 되고, 지금까지 너 살아온 것만 봐도 넌 어디서든 열심히 할 거고, 잘할 거야.’

그런데 제 또래들은 이렇게 말해요. ‘지금 우리가 커리어를 성장시켜야 할 때고, 나라면 이젠 확실할 때만 할거 같아.'


H님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은 같아야 하나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 맴맴맴 돌 거예요.

H님은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중요시하는 분인가요?


저는 자유요.


어떤 자유요?


저에게 자유는.. 주체적인 삶?

어떤 삶이냐면, 내가 선택해서 내가 해보고 싶은 거 하는 삶이요.

근데 그 과정에서 같이 충족됐으면 하는 건 어울려 사는 것, 돈이 어느 정도 있으면 내 자유를 좀 더 보장해 줄 수 있을 거 같고, 생각해 보면 돈이 있어야 좀 더 쉽게 주체적일 수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리고 건강도 중요한 거 같아요.

그래서 정리하면, ‘사랑, 돈, 건강이 있는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다.’ 에요.




—-

오늘은 내 안의 충돌 속에서 어떤 고민과 걱정들이 찾아오는지 얘기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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