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짱의 현실 성장 기록 ep.03
회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다.
몸은 지쳤고, 마음은 더 지쳤다.
다들 웃고 떠들고,
술잔을 부딪치며 분위기에 휩쓸렸다.
누군가는 상사의 농담에 박장대소했고,
누군가는 센스 있는 말로 주목을 받았다.
그 사이에서 나는,
묵묵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웃어야 할 타이밍에 억지 웃음을 지었고,
잔을 비워야 할 타이밍에 눈치를 보며 마셨다.
사실 나는
그 자리에 있어도 없는 사람 같았다.
떠들썩한 소리와 웃음 사이에
나만 고요한 밤이었고,
나만 외로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회사라는 공간에서
나는 늘 조용한 쪽이었다.
앞에 나서지도 않고,
눈에 띄게 잘 보이려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일을 게을리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말한다.
"넌 좀 튀질 않아."
"적당히 잘 보여야지."
"그렇게 있으면 손해야."
그래, 맞다.
나는 손해를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억지로 웃는 게
진짜 웃음보다 나를 아프게 만들고,
어울리지 않는 말 한 마디가
하루 종일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회식 자리에서 내가 얻은 건
즐거움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더 붙잡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는 오늘도
티는 안 났지만 조용히 내 자리를 지켰다.
그것만으로도
스스로에게는 충분히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혼자 조용한 사람도,
자리에서 묵묵히 버티는 사람도,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꼭 필요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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