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발견한 두 번째 언어, 글
나는 이야기가 가진 힘을 믿는다.
좋은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마음들이 모이면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원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가 내 자리에 나와 딱 맞는 플랫폼이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브런치를 알게 됐고,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써본 경험이 없어 솔직히 창작은 자신이 없었다.
나는 그냥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꺼내 보기로 했다.
군대 시절 썼던 일기, 디자인 회사에서 겪은 웃픈 에피소드, 아이랑 함께 보낸 소소한 일상들.
처음엔 이게 글이 될까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 그 안에 내 진심이 담겨 있었다.
글을 보기 좋게 꾸미지 않아도 읽어주는 사람이 있었고 공감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
내 글에 사람들이 댓글로 답을 해주니 혼자가 아니구나 싶었다. “아, 글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재미있었던 건 그림과 글이 서로를 도와준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원래 그림을 그릴 때는 주제를 정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가 있으니 그림을 그리는 펜이 더 빨리 움직였다.
한 컷짜리 드로잉이라도 글과 함께 올리면, 독자들이 내 이야기에 더 반응을 했다.
내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그림은 잘 그릴 필요가 없었다. 글과 그림에서 그림은 완성도가 아니라,
“같이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 중요한 거였다.
예전에 회사에서 팀장님이 내 디자인을 자기 것처럼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느낀 허탈함을 글로 썼었다. 그런데 글만 올리기 아쉬워서 그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 올렸더니,
독자들이 “이거 내 얘기 같아요”라며 웃프게 공감해 줬다.
그때 알았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브런치 스토리는 그래서 나에게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다.
내 이야기를 꺼내는 장소이자, 글과 그림이 손을 잡는 무대이다.
덕분에 나는 글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멈출 수가 없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내 글과 그림을 나누고 싶어 졌다.
과거의 기억, 지금의 하루,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까지, 나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려 한다.
결국 믿는 건 하나다.
이야기는 사람을 움직이고, 그 힘으로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
글/그림 : 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