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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 May 07. 2018

조금 다른 해변의 모습

(1) 호이안 안방 비치의 아침의 모습

<흑백영화>의 첫 글이자, (1) 바다 (2) 강 (3) 도시 목차에서 (1) 바다, 안방 비치에 대한 글이다. 호이안에서는 안방 비치 근처 숙소에서 묵었다. 그러다 보니 안방 비치를 자주 지나치기도 하고 머무른 곳이기도 하다. 흔한 휴양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기억에 남았던 곳, 안방 비치 사진만을 엮어 기억을 기록한다.



아침에 눈을 뜨니 해변을 거닐고 싶다는 생각에 자전거를 타고 안방 비치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햇볕이 참 따가웠다. 그래도 자전거로 달릴 때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해변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를 오토바이와 자전거 전용 주차장에 댔다. 시멘트 바닥에서 모래사장으로 들어서자마자 나지막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고있는 배와 그 배와 나란히 걷고있는 여성의 모습

안방 비치는 조금 다른 풍경이었다. 모래사장에는 앞에 커다란 베트남의 바구니 배가 놓여있고 그 주위의 사람이 가득했다. 바다에는 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렇게 느리게 해변을 거닐거나 쉬는 사람보다 빠르게 일하는 사람이 많았다. 나와 같이 모래사장을 걷거나 물속에서 해변을 즐기는 사람은 몇 안되었다.


둘러본 해변에는 새하얗거나 파랗거나 빨갛거나 다소 강한 선베드 색이 눈에 띄었다. 선베드에는 사람이 아닌 쿠션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선베드와 파라솔의 주인인 해변 주변의 레스토랑에서는 바삐 쿠션을 채우고 있었다. 오후면 맞이할 사람들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으로 느린 풍경이 조금은 속도감 있게 느껴졌다.

안방 비치 입구에 자리잡은 레스토랑과 사람

따가운 햇빛을 내뿜는 해를 등지고 해안선을 따라 걸었다. 선베드와 파라솔이 놓여있는 모래사장을 지나 조금은 황량한 느낌이 드는 변두리의 해변에 도착했다. 마치 연출한 듯한 느낌마저 드는 허술힌 움막, 기울어져있는 깃발, 색 바랜 표지판 등. 참 이상하지만 이 허술한 풍경이 매력적이었다. 자로 재놓은 듯 놓여있는 선베드, 파라솔과는 다른 느낌으로 반전되는 풍경이 매력적이었다.

해변 변두리에 보트의 작은 집과 쓰러진 깃발의 모습
해변의 맞은편에 있는 풍경이라기보단 황량한 산들과 같았던 풍경

한참 주변을 거닐거나 서서 바라보다 다시 입구를 찾아 길을 돌아섰다. 입구의 주변에는 아이들이 물놀이와 어부들은 그물을 정리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다른 놀이도구 없이 함께 헤엄치며 노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튜브가 익숙한 나에게는 자연스럽게 헤엄치며 물장난 치는 모습이 꽤나 부러웠다. 매번 해변을 찾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수영을 배워서 다음에는 제대로 해변을 즐겨야지라는 생각.


어부들이 잡은 물고기가 궁금해 그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에 다가갔다. 배는 밑이 동그란 바구니 모양처럼 생겼다. 사람들은 배를 등지고 모여 손바닥만 한 물고기를 그물에서 빼내는 듯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해변이 관광객인 나에게는 해변이라는 풍경을 잠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면, 그들에게는 일, 식사 등과 같이 가장 일상적인 공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바다에서 헤엄을 치며 놀고있는 모습
바구니 배와 그 배에서 잡은 물고기들을 정리하는 어부들의 모습

안방 비치의 휴양지 풍경만을 생각한 나에게는 다른 풍경의 연속이었다. 조금은 자연스럽고 조금은 바삐 느껴지는 이른 시간 해변 모습이 좋았다. 나지막한 해변의 모습에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어부, 잡아온 물고기를 정리하는 어부, 레스토랑을 정리하는 가게 주인들로 달리 보이며 이처럼 조금은 다른 모습이라 더욱 기억에 남은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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