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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 Oct 02. 2018

잠시 쉬어가는 길에서 강 마주하기

(2) 베트남 호이안 올드타운으로 향하는 길, 강의 모습

오랜만에 다시 글을 쓴다. 두 달간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하게 되었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관련 일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레 브런치 글 발행이 늦춰졌다.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조금의 여유가 생겨 글을 발행하게 되었다. 곧 베트남 (3)과 번외 편을 마무리한 뒤,  한 달 전 다녀온 홋카이도의 여름에 관한 글도 쓸 예정이다. 또한 내가 하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관심사 디자인 관련 글들도 발행한 계획이다. 그럼 베트남에서의 두 번째 이야기, 강에 대한 글이다.


강에 대한 이야기. 호이안에서 머문 숙소는 올드타운에서 다소 먼 거리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자전거를 이용하며 올드타운으로 이동했다. 물론 자전거로는 올드타운까지 40분 정도가 걸리다 보니 택시를 이용할 법도 했다. 하지만 올드타운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강의 풍경이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었다. 자전거로 이동하는 게 힘들어도 매번 자전거로 이동하는 분명한 매력이 있었다.


호이안에서 첫날, 구글 지도의 안내에 따라 올드타운을 향하는 최단 거리의 길로 나섰다. 가는 길 내내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인해 구글 지도를 보거나 길 안내에 집중하느라 넋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지도에 있는 길이 익숙해질 즈음, 차차 길목에 있는 강 풍경에 매료되었다. 목적지인 올드타운으로 향하는 길과 다른 길인 좁은 길로 빠지게 되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피해 도로의 가장자리로 달릴 수있었던 길


강과 나란히 놓인 골목길


좁을 길로 빠지게 된 첫 번째 이유는 강이었다. 큰길에서만 바라본 강의 모습은 강과 사람이 밀접하게 연결된 느낌이 들었다. 강에서 물고기 잡는 사람, 강을 바라보는 사람들까지. 강에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나와 달리 강과 조금 더 자연스럽게 녹아져 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기 때문에 점차 자전거로만 다닐 수 있는 좁다란 길로 빠졌다.  


강의 옆 골목길에서 강을 바라보고있는 두 친구의 모습
강의 옆 골목길에서 강을 바라보고있는 두 친구의 모습 (2)

논과 논 사이의 골목길에 놓인 내 자전거

느릿느릿 움직이는 소들


그 길 옆에는 논인지 수풀인지 모를 것들이 가득 있었다. 가득한 수풀 사이에는 소들이 곳곳에서 쉬고 있었다. 길에서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소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소는 웅덩이에 자신의 온몸을 눕혀 쉬고 있었다. 옆에서 작은 새들이 다가오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 또한 어서 저렇게 푹 늘어져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저렇게 쉬는 모습을 보며, 이 길목에 들어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드타운가 목적지였던 내게 이 곳은 새로운 목적지가 되었다.


웅덩이에 누워 더운 여름의 열을 식히는 소의 모습
논 사이에서 풀을 뜯어먹으며 느리게 움직이고있는 소의 모습
배에 타고 이동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

길에서서 바라본 꽃 가득 피어있는 꽃의 모습


가득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


큰길에서 골목길로 들어선 이유에는 소뿐만 아니라, 수풀의 초록색과 대비되는 보랏빛의 꽃이었다. 연한 보라색 또는 분홍색 빛을 띠고 있는 꽃은 먼 곳에서 보았을 때는 그 색이 눈에 띄었다. 보라색의 색상은 수수하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 모를 꽃이지만, 강과 풀과 어우러지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베트남 호이안에서 길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 수수한 꽃을 꽤나 많았다. 마냥 걸어가는 그 길에 재미 요소 마냥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 작은 재미요소들 덕분에 길에 잠시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걸을 수 있는 재미를 알려주었다.

초점이 나가 아쉽지만 꽃들이 다발 형식으로 모여있는 모습 
멀리서 바라본 강 주변의 꽃과 주변 마을 풍경

강과 나란히 높여있는 집과 야자수
집 앞에 놓인 다양한 크기의 나무들과 중앙에 놓인 빨간 꽃 나무


강에 놓인 많은 것들  


강 주변 집들은 나란히 강 쪽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집들과 가까이에는 배가 놓여있었다. 그 베트남의 전통 배인 바구니 배에는 사람들이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베트남 전통 배에 전통 모자를 갖춰쓴 사람들이 가득했다. 건너편에 있는 작은 집들과 야자수 풍경으로 자그마한 풍경을 보았다.


강은 많은 것들을 지니고 있었다. 앞서 보았던 바구니 배뿐만 아니라 길고 가늘게 생긴 배와 모터가 달린 배까지. 그 배들과 그 배 옆에 높여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무언가까지. 강에 놓여있는 원형의 나무 작대기들과 그리고 사각형의 나무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강에서 저런 긴 작대기를 들고 그 작대기로 무엇을 하는지 몰랐다. 단지 저 것을 작대기를 휘젓는 모습을 보고는 아마 물고기를 잡기 위한 것일 거라고 생각을 할 뿐이었다.


셋강에서 커다란 대를 들고있는 사람의 모습
강에 가득 놓여있는 여러 배와 정체모를 나뭇가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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