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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 Mar 21. 2019

‘홋카이도 대학 식물원에서의 산책, 어떤가요?’

(1) 삿포로에 위치한 홋카이도 대학 식물원

나는 평범한 공간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삿포로에서도 평범한, 일상적인 공간인 식물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삿포로에서 머무는 동안, 숙소에서 가장 가까웠던 홋카이도 대학 식물원을 다녀왔다. 제목처럼 식물원이 어땠는지에 관한 답으로서 글과 사진을 엮어 전한다.


ep1. 홋카이도 대학 식물원으로,

이날은 비가 왔다. 하지만 다행히 비가 다소 적게 내려 공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우리는 숙소에서 나가기 전 우산을 챙겨 공원으로 향했다.


사람이 붐비는 오도리 공원 근방을 벗어나니 철창문인 공원의 입구가 보였다. 문 옆에는 입장표를 사는 매표소 기기가 있었다. 어떻게 입장표를 사야 할지 몰랐던 우리는, 입구에 들어서기 전 다른 이들이 입장표를 사는 모습을 보고, 표를 따라 샀다. 그렇게 표 두 장을 챙겨 들고 철창문 내로 들어갔다.

비로 인해 축축한 바닥과 하얗게 흐려진 풍경

금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참 조용했다. 매표소 앞에서 여행을 온 가족과 노부부가 전부인 듯, 드넓은 공원은 여러 사람이 흩어져있어 더욱더 적막하게 느껴졌다. 마치 나와 친구, 우리 둘만이 이 커다란 공원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입구에 각종 주의판들. 새를 조심해라는 표지판에 새를 피하는 모습이 다소 재미있었다.

ep2. 실내 식물원, 선인장

공원 입구에서부터 어디를 갈지 몰라 헤맨 우리에겐 식물원 매표소에서 챙긴 책자가 있었다. 친절하게 한국어로 쓰인 식물원 안내 책자였다. 책자에는 식물원을 구경하는 두 가지의 코스가 안내되어 있었다.


우리는 우선 코스를 따라 근처 실내 식물원으로 향했다. 도랑에 놓인 짧은 다리를 지나니 평면도로 안내된 실내 식물원 입구가 보였다.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우중충해 보이는 실내 식물원 입구

실내에는 따뜻한 기온에서 살아야 하는 식물로 가득 차 있었다. 유리로 쌓인 공간 내에는 난생처음 보는 신기한 식물이 많았다. 꽃 또는 선인장으로 가득 차 있다 보니, 비슷한 종류의 식물이 함께 놓여 공간이 나뉘어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선인장 실이였다. 어떤 문으로 들어간 후, 높은 유리 천장에 닿을 듯 서 있는 선인장이 가득 있었다. 사람의 키보다 커다란 선인장이었다. 한 선인장은 가시가 털처럼 가득 나 있었다. 무겁겠다고 느껴질 만큼 커다란 잎을 달고 있고, 날카롭게만 느껴진 가시는 부드러운 털처럼 느껴져 신비로운 인상을 주었다.

다양한 형태의 선인장, 선인장 외에도 열대 식물이 다양하게 있었다.
갈색과 초록색의 줄기와 잎이 구분이 되지않은 형태가 가장 인상깊은 선인장(1)
갈색과 초록색의 줄기와 잎이 구분이 되지않은 형태가 가장 인상깊은 선인장(2)

ep3. 식물원 내 사람들

실내 식물관에서 나온 뒤, 소책자에서 안내한 길과는 다른 길로 걸어 나갔다. 그 길에 놓인 나무들은 곧게 뻗어있었고, 그 나무들은 긴 그늘을 만들었다. 비가 온 탓에 흙길이 젖어있었지만 그마저도 신경 쓰지 않고 길을 걸었다.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장난을 치며 산책을 즐겼다.


그렇게 산책하는 중에도 비가 그쳤다가 다시 내리기도 했지만, 비가 기분 좋을 만큼 적게 내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뿐 만 아니라 식물원을 찾은 사람들 또한 날씨를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걷고 싶은 길들을 걸으며, 풍경을 보며 함께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공원의 중앙에 위치한  넓은 길과 양쪽 높은 나무

공원은 참 넓었다. 우리는 한참을 걸어 넓은 잔디밭 또는 흙길을 둘러싼 높은 나무, 야생화들로 가득한 돌길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지는 곳을 지나쳤다.


공원을 한 바퀴 돌았을 때 즈음 시냇물 위에 놓인 나무다리를 지나니 다시 실내 식물원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다시금 실내 공원의 벽에 붙어있는 식물들을 보았고, 우리는 아쉬움 마음에 그곳에서 놓인 돌에 앉아 쉬었다.

공원 중간 시냇물이 흐르는 곳을 지나기 위해 설치되어있었던 나무 다리

ep4. 식물원 출구로

공원 출구인 매표소로 향했을 때 갑작스레 소나기가 왔다. 비가 땅에 닿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비가 오다 보니, 거리에서 뛰어다니며 비를 피하는 사람, 매표소 지붕 아래 쉬어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 풍경을 보고 있으니, 많은 비로 당황스러운 마음보다는 그 시원한 소리가 더해진 풍경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이제 다른 곳으로 갈 채비를 마치고, 우산을 쓰고 공원을 나왔다.


조금은 흐린 날씨에 즐긴 홋카이도 대학 공원에서의 산책은 이렇게 마무리 짓는다.

식물원 입구에서 잠시 비를 피하는 사람(1)


식물원 입구에서 잠시 비를 피하는 사람(2)

/목차

1. 삿포로에 위치한 홋카이도 대학 식물원
2. 홋카이도에 후라노 팜토미타, 비에이 언덕
3. 호수 옆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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