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네 인생이지만...
수영을 한 후, 자주 사우나를 즐기곤 했다.
최근에 백내장 수술을 하고 난 뒤, 가장 불편한 것이 눈이 아니라 사우나와 욕탕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평소에 별 고마움도 없이 습관적으로 샤워를 하고 사우나, 욕탕을 즐겼는데, 갑자기 세수조차 못하고 물수건으로 닦아야 하니 그동안 얼마나 호사를 누리고 살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비자발적인 결핍이 있고 난 후에 그것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
이틀이 지나서 세수하고 그다음 날부터 샤워를 하면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아직 사우나는 할 수 없지만 그 즐거움을 다시 맛보게 될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사우나 실에서의 그 갑갑함(자발적으로 선택한 고통)을 견디고 난 후, 사우나문을 박차고 나와 찬물로 땀에 젖은 몸을 씻고 바로 냉탕 속으로 들어갈 때의 그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우나가 뭐 그리 대수라고?
근데 나에겐 그 사소함이 큰 즐거움인걸요.
평소에 생각 없이 누리던 즐거움도 어쩔 수 없이 하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그 감사함을 느낀다. 하지만 보통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으로 고마움을 잊고 그냥 지나치고 만다. 그런 경험이 있었다.
병원에서 몇 달간 입원하면서 병을 치료하다가 어느 날 퇴원했던 날, 그날이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평소에는 별생각 없이 지나쳤던 길옆에 핀 들국화와 이름 모를 꽃이 새롭게 보였다. 그날은 빰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도, 귓가에 들리는 음악소리에도 감동하지 않았는가? 모든 것이 낯설게 다가올 때 새로움과 함께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 또한 일상이 되면 그 감사함을 놓치고 살아가지요.
우리가 숨을 쉬고, 걷고, 잠을 자는 이 모든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결코 당연하지 않고 기적 같은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을 때 감사함이 절로 우러난다. 결핍, 고난, 실패를 통해 우리는 삶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된다.
우연히 2년 전에 방송으로 나간 남성합창단 노래를 들었다. 낯이 익은 배우들이었다. 거의 40대 후반과 50대 중년의 남자 배우였다. 노래도 한 번쯤은 들었던 곡이다. 그렇다! 그 유명한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였다.
노래하기 전에 내레이션이 나왔는데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잘 들리지 않는다. 가만히 들어보니 20대 30대 젊었던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그 시절의 자신과 대화를 하는 장면이었다.
“그렇죠, 뭐..”
“다 자기 얘기들이죠”
“좌절과 실패와 고뇌와..”
“30대의 너로 돌아가서 얘기할게, 잘 들어봐라~”
"너는 계속 앞이 안 보이니까 불안하고 답답하고 겁이 많이 나겠지"
“그때는 진짜 미친 듯이 잘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너에게 많았던 것 같아~”
“너 잘 될 거야, 미래에 큰 꿈들이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봐”
“생각보다 인생이 재미있어, 힘내라..!”
배우들 저마다 젊은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가서 그 젊은 때의 자신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내레이션이 끝나고 이종혁 배우가 스타트를 끊으면서 노래를 하는데 가창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뭔가 울림을 준다. 계속 듣고 있자니 갑자기 가슴에서 뭉클, 감동이 밀려온다.
권인하가 후렴구를 다시 부를 때,
“나의 짧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것은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9명의 배우가 열창을 하는 후렴구에 가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고 말았다.
맞아..!
마치 나를 두고 하는 이야기 같았다. 가사가 나의 가슴에 파고든다. 내가 중년을 지나가면서 느낀 감정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만 터득하려 했던 내가 떠올랐다. 울림이 강하게 다가왔다. 이런 감동, 오랜만이다.
9명의 중년 배우가 부르는 화음은 웅장했고 나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감동적인 음악이었다. 각자의 배우가 맡은 파트를 노래할 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은 이렇게 삶의 이야기와 만날 때 그 울림이 진하게 밀려온다.
감동이 지나간 후, 잠시 나를 돌아본다. 노래의 가사처럼 누구나 실패와 고통을 피하면서 살고 싶지만 고난은 결코 우리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의 지난날을 돌이켜본다. 그 실패와 고통의 시간이 떠오른다.
나 역시 과거로 돌아가 그 젊은 시절의 나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고 싶다.
10대의 나는 행복했을까?
어릴 때 넌 조금 얼뜨고 어수룩했었지. 꿈이 많았던 사춘기를 지나는 시간이었어. 넌 호기심은 많았지만 내성적이라 수업시간에 질문도 못했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일탈을 하고 싶은 마음에 친구들과 술과 담배를 몰래 했지. 이성에 눈을 뜨면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여학생을 혼자 좋아했던 기억도 나지? 근데 어느 날, 모든 게 끝이 났어. 독감이 심하게 왔는지 기침이 그치질 않았어. 약을 먹었지만 계속 악화되어 뒤늦게 병원에 갔더니 폐결핵이라는 진단을 받았었지. 그때, 넌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지만 당시에 너는 그 병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몰랐어. 병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너를 지치게 만들었어. 학교 수업에 결석을 자주 하니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수업에서는 즐거움이 전혀 없었지. 넌 그때, 이렇게 고통 속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곤 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결국 그 고난을 잘 견뎌내었어.
그때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줘서 장하다!
20대의 넌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글쎄, 대학시절에 연애를 하다가 네가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냈지. 나 혼자의 미래도 불투명한데 한 사람의 삶을 책임진다는 것에 불안했었나 봐. 매일이 후회와 고통 속의 날 들이었지. 하지만 돌이킬 수는 없었어.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 전역을 몇 개월 앞두고 새로운 세상으로 발을 디딜 즈음, 또 다른 병마가 널 찾아왔지. 국군통합병원에 4개월 입원하면서 처음으로 심각하게 고민했었지. 건강은 회복되어 갔지만 ‘난 뭘 해 먹고 살아가지’라는 장래에 대한 고민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어. 그렇게 병실에 누워 고민하다가, 어느 날 ‘유학을 갔다 와서 앞서간 친구들을 따라잡아야지’라는 결심을 넌 했었지. 장교 병실에서 유학공부를 한다고 밤늦게까지 토플과 대학원 입학을 위한 GRE 시험공부를 하던 널 생각하면 지금도 대단하다고 느껴. 질병이라는 고통이 오히려 널 정신적으로 더 강하게 만들었었나 봐. 그 고통 속에서 네가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그 고난의 깊이만큼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했던 것 같아.
불안했던 시절이었지만 재균아,
넌 잘 버텨냈어. 잘했어!
30대는 어땠을까?
유학을 가서 공부하면서도 항상 마음속으로 불안했지. 내가 끝까지 잘 해낼 수 있을까? 근데 넌 훌륭하게 해냈지. 결국 박사학위를 받았어. 그리고 귀국해서 대기업에 취직했지. 그때 너는 네가 진정으로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다른 모든 사람이 욕망하는 것들인 돈, 명예, 권력이라는 허상을 위해 경주마처럼 달렸던 것 같아.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아이들이 자라니까 너의 어깨는 더 무거웠던 거지. 새벽같이 출근해서 저녁 늦게 들어오는 일이 거의 일상이 되었으니까.
중국과 처음으로 수교한 1992년 다음 해, 중국 사업을 한다고 몇 개월씩 집을 비우고 낯선 중국 탕산시에서, 석탄가루가 날려 숙소 주변에 시커먼데도 불구하고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고 고군분투하면서 보냈지.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의 대도시조차 열악한 상황이었어. 오랜만에 귀국하여 인천공항에 첫발을 들였을 때 어떤 느낌인지 기억하지? ‘이곳이 문명의 도시구나’ 생각하면서 내가 얼마나 혜택을 받고 살았는지 감사한 마음이 뭉클했어. 귀국을 한 후, 그나마 휴일 날 잠시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넌 행복을 느꼈을 거야.
넌 젊은 나이에 본부장, 대표이사까지 맡았으니 사회적인 명성도 얻었지. 회사가 제공한 기사가 딸린 차량 뒷자리에 앉아 있을 때의 느낌, 기억나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 말이다.
직장에서 직책, 직위, 연봉이 올라갈수록 그에 따른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했단다. 그때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짧은 행복마저도 오래가지 못했어. 고난은 항상 예고 없이 불쑥 네 앞에 머리를 내밀고 버티면서 널 비켜가질 않았어. IMF 외환위기라는 처음 들어보는 국가적 위기가 와서 그 직격탄을 맞아 회사는 부도나고 넌 바로 쓰러졌어. 그날, 넌 엄청나게 술을 마시면서 펑펑 울었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열심히 살아온 대가가 겨우 이것인가~?’
넌 그때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어. 모두 네가 선택했던 길이었으니까. 지금 생각하니 그땐 오로지 돈이라는 욕망에만 사로잡혀서 다른 가치를 찾아볼 여유가 없었던 거야. 당시엔 너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너의 역량이 그 정도밖에 되지 못했으니까. 지금도 후회는 하지 않아. 넌 돈에 대한 욕망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숙명과 같은 것이니까. 다만 다른 가치 있는 것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 가끔 후회가 되곤 하지? 네가 진정으로 스스로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뒤늦게라도 알면 되지 뭐.
40대 중년에 접어들면서 불혹이 아니라 오히려 미혹이 많았지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 시작했지. 넌 원래 말을 어눌하게 하여 교수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했었지? 근데, 웬걸? 넌 학생들과 정말 잘 어울리면서 놀더구나. 가끔 따사로운 봄날, 교정 뒤에 있는 동산으로 학생들과 함께 올라가서 봄바람과 함께 꽃향기를 맡으면서 강의를 하곤 했지. 그때 넌 낭만적이었어. 열정도 대단했고 무엇보다도 넌 그걸 즐겼지, 그렇지~? 매월 들어오는 급여는 이전과 비교도 안 되게 작았지만 그때 넌 행복했어.
하지만 가끔 회의가 들기도 했어. 이렇게 계속 살아가도 괜찮은 걸까? 뭔가를 성취해야 하는데 쌓아놓은 것은 없고 시간은 무심히 흘러가니... 정부 혹은 연구기관에서 발주하는 용역도 하고 국제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지. 무척 바쁜 시간이었어. 근데 이런 일은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은 아니었지. 한편으로는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대출받은 원리금을 갚기 위해 온통 머리가 복잡했어. 모두 돈과 명성을 위한 것이었어.
그때의 시간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지.
50세, 인생 후반의 미래를 다시 생각할 시기였어
다시 한번 젊을 때 고민했던 문제를 다시 짚어 들었어.
‘50 이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이가 들수록 돈이 필요하다”,
“늙어서 돈이 없으면 비참해진다”라는 말을 새겨 들었지.
경제적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더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 그러나 돈의 축적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지난번에 이야기한 <투자심리 - 복리의 마법>에서 보았듯이 말이야. 또한 돈만 있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50대를 보내면서 넌 고민했지. 산에도 가고 골프를 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지. 네가 돈과 명예를 좇느라 네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 잊고 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너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지. 너의 지난 삶을 글로 정리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났던 거야. 그것이 너의 글쓰기 시작이었어.
지금까지 과거의 너로 돌아가서 대화를 하니 새삼 네가 새롭게 보여. 내가 모르던 나를 알게 된 느낌이랄까? 이젠 60세 중반을 지나고 있으니 지금의 나와 대화하고 싶어. 그럼 또 시작해 볼까?
환갑이 된 거울에 비친 나를 보고 깜짝 놀랐지
마치 ‘낯선 나라’에 들어선 느낌이었지. ‘노년’이라 불리는 낯선 나라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곳이지만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지나쳐야 하는 정거장이지. 난 지금도 스스로를 늙었다고 인정하고 싶지는 않아. 어느 날, 엘리베이터 안에서 동네 어린아이가 자기 엄마한테 ‘저 할아버지~’라고 혼잣말로 속삭이는 것을 들었을 때 기억하지. 그때, 마음속으로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어쩔 수 없이 난 스스로 ‘중늙은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
사람들은 노년이 찾아온 것을 일부러 외면하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에서 예기치 못한 일들에 넘어져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지. 노년에 건강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야, 그렇지? 근데 건강하기만 하면 될까? 또한 경제적 자산도 중요하다고 얘기를 많이 하지. 나이 들어 돈이 없으면 그것만큼 비참한 건 없어. 하지만 돈이 있다고 과연 노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
함께 대화할 친구도 필요하고 혼자서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도 있어야겠지. 지금 내가 <두 번째 삶의 향연>을 누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이유도 여차하면 노년을 힘들게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넌 욕심도 많아.
그렇지?
하지만 이젠 느긋하게
안단테 리듬으로 즐기면서 살아도 돼.
넌 지금까지 치열하게 살았기에 누릴 자격이 있어.
나이가 들어도 몸의 세포는 매일 활발히 죽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된다고 해. 우리 몸의 37조의 세포가 하루에 3,300억 개의 세포가 죽고 다시 태어나지. 인체의 전체 세포가 교체되는 회전주기는 평균 80일 정도라 한다. 약 3개월마다 우리는 새로운 세포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인 셈이지. 석 달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세포의 변화도 이럴진대, 하물며 10년, 2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얼마나 달라졌을까? 예전에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수록 그 변화가 더 클 것이겠지. 결국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타인인 셈이다. 사람은 날이 갈수록 조금씩 변하고 성숙하고 익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이가 들수록 조그마한 변화를 계속 시도하고 싶어. 그래서 과거의 덜 익었던 '나'와 지금은 조금 성숙해진 현재의 '나'와 대화도 하고 싶고.
하지만 한 가지 비켜갈 수 없는 것은 고난뿐이 아니라 또 있지. 육체적인 노화현상이지.
나 역시 퇴행성 관절염, 백내장 등 몸 여러 곳에서 서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항상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한다는 사실이야. 육체도 마찬가지 관리만 잘하면 노화에 적응을 잘해. 정서적으로도 마찬가지야. 내 주위 환경을 바꾸고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들로 채우면 ‘즐거운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거야. 난 조금은 환경을 새롭게 바꿔가려고 노력하고 있지. 캘리그래피를 배우고 글도 쓰고 음악도 들으면서 인생을 즐기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
과거를 돌아보면 부정하고 싶고 부끄러워 외면하고 싶었던 나와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단다. 그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좋아. 실패와 한계를 극복하려고 애쓴 나를 보면서 칭찬과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어. 지금 이 순간도 더 높은 곳으로 날아가는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처럼 비상하려고 애쓰는 나를 응원하고 싶어.
인생 후반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묘약은 없다고 봐. 다만 미리 느긋하게 조금씩 작은 기쁨을 찾고 즐기는 그 자체가 삶의 의지를 북돋아주면서 건강에도 도움이 될 거야. 다만 한 가지만 조언한다면 이것이야. 젊은이한테 자신의 10년 넘은 경험담을 재탕 삼탕 얘기하든지 충고를 하지 말아야겠더라. 당장은 눈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애써 미소를 보이지만 그것은 단지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 위해 무지 애를 쓰고 있다는 증거이다. 다음번에는 당신 앞에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게야. 다시 다짐해야지. 꼰대질은 하지 말자고.
이제는 바람이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
꽃이 피는 이유는 알 수 있을까?
<바람의 노래> 마지막 후렴부가 또다시 마음에 와닿아.
이 노래를 듣는 순간만큼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야.
재균아,
그리고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
사랑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네 인생이지만, 그 미래를 알 수 없는 길 위에서 우리는 실패와 고난을 통해 성장하고 행복을 발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