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삶의 향연
삶은 늘 비슷한 하루의 반복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른 온기가 숨어있습니다.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문득 마음을 두드리는 순간이 있고, 그 순간들은 우리 기억 속에 오래 반짝이며 피어납니다. 이 책은 그 익숙함과 설렘 사이의 조용한 떨림을 담아낸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입니다.
오랜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인생의 3막, 새로운 길목에 서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말로는 미처 전하지 못한 진심과 세월이 남긴 감정의 무늬를 시와 수필, 그리고 캘리그래피로 담았습니다. 교실이라는 작은 세상에서 나눈 따뜻한 순간들, 가족을 향한 사랑, 그리고 나 자신과 마주했던 고요한 시간들이 쌓여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아이들의 아빠와 장인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존재’로서 살아온 삶의 흔적과 가치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말로 꺼내면 왠지 자랑이나 잔소리로 들릴까 망설였던 이야기를, 이제 글로 조용히 전해봅니다. 언젠가 자손들이 이 책을 함께 펼치고, 식탁에 둘러앉아 웃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그 장면을 떠 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 수필집은 한 사람의 삶을 기록한 책이며 세대를 잇는 마음의 다리입니다. 베이비부머와 그 자녀들에게 조용히 건네는 사랑과 격려, 그리고 삶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그 의미를 밝혀주는 작은 촛불이 되길 바랍니다. 돌아보면, 그리 특별하지 않다고 여겼던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됩니다. 익숙함이라는 이름으로 스쳐간 순간들 속에 수많은 설렘이 숨어 있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기억해 주길 바랍니다. 우리가 함께 했던 평범한 날들이 누구보다 귀하고 아름다웠다는 것을.
이제는 당신 차례입니다. 당신의 삶도 충분히 아름다웠고 누군가에게 꼭 전해져야 할 이야기입니다. 이 책이, 당신의 첫 문장을 시작할 용기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 너무나 익숙했던 당신의 삶이 설렘으로 다시 피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분이 있습니다. 책에 포함된 캘리그래피가 아름답게 나오도록 지도해 주신 ㈜파란가재 대표 민태숙 선생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언제나 나의 첫 번째 독자이자 비평가로서 교정과 교열까지 도와주면서 나와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고마움과 함께 사랑의 마음을 보냅니다. 나의 딸들과 사위, 그리고 예비사위한테도 나의 사랑을 전합니다. 사랑해요.
오늘도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