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잘하고 있어
아침에 울리는 알람 소리에
또 하루가 시작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
"까톡"이라는 울림에 심장이 두근거려.
아직 마음의 준비조차 안되어 있는데 결정을 재촉하는 압박감,
애써 무시하고 싶어도 결국은 확인해야 할 메시지들,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일들에 대한 스트레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바뀌는 것 없이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아.
이제는 사방이 막혀 있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답답함에
하루에도 몇 번씩 다 포기하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어.
'내가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이지?'
시도 때도 없이 무너져버리는 멘탈에...
이제는 어떤 휴식도, 어떤 만남도
나에게 힐링을 주지는 않아.
채워지지 않는 이 갈급함과
보이지 않는 내일에 대한 깜깜함.
그렇게 빨리 이 하루가 지나가기만 간절히 바랄 뿐이야.
그냥 일상이 반복된다는 걸 의식하지 못하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간다면
내 이야기가 별로 공감되지는 않을 거야.
만약 내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너는 정말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한편으로
너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삶에 내던져져 있을 거야.
희망이라는 말이 잔인하다는 걸 체감하고 있을 거고,
절망이라는 말이 이토록 무섭다는 걸 깨달았을 거야.
그렇게 하루가 흘러도,
또 하루가 흘러도...
상황은 나아지지도 않고, 현실은 더 나락으로 흘러가고 있겠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지?'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 고통스러운 거지?'
너무나 화가 나는데 누구에게 화낼 수도 없어.
허탈하게 웃음이 나오다가도 금방 슬퍼지는 자신을 보면서
'이렇게 미쳐가는 건가'라고 자조하기도 해.
꾹꾹 눌렀던 감정이 별거 아닌 사소한 일 하나에 북받쳐 올라
왜 그리 서글프게 울었는지,
왜 그리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지...
그렇게 겨우 겨우 침대로 돌아왔을 때,
이런저런 걱정에 잠들 수 없어 유튜브를 켜보고, 쓸데없는 사이트를 들락거리곤 해.
그러다 억지로... 잠이 들곤 하지.
"괜찮아! 너의 잘못이 아냐.
그래도 힘내야 해.
피할 수만은 없잖아.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정말 이 말은 네게 하고 싶지는 않은 궁색한 응원이지만...
이게 내가 네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 아닐까.
같은 응원의 말이더라도....
"세상 사람 다 힘들어!
너만 그런 거 아냐!
왜 이렇게 나약한 소리 하고 있냐?"
이렇게 상처 난 마음에 소금 뿌리듯
채찍질하는 사람들은 잠시 멀리 해도 좋아.
이 글을 읽는 너를 나는 모르지만....
너를 위해 기도 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