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보고 싶을 거야 아가

생후 31일 차

by 김적당



엄마가 22살에 할머니는 하늘나라로 갔단다.

'엄마'를 잊은 날은 없지만, 떠올리지 않은 날은 종종 있었던 것 같아.

점점 나의 삶도 다양한 행복들로 채워졌으니 말이야.


우리 아들이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때는 보고 싶어서 자주 울기도 했어.

운전하다가도, 씻다가도, 아침에 눈을 떴다가도 문득문득 너무 사무치더라고. 보고 싶은 마음이 용수철처럼 확 튀어 올라서 감당이 안될 때가 있었어.


내가 엄마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고,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싶고, 산후조리도 엄마 도움받고 싶고...









보고 싶은 마음, 그리운 마음들 꾹꾹 눌러 담으며 시간을 보냈고, 드디어 널 만나는 날이 왔어.


30시간의 진통 끝에 너의 맥박이 불안정해 제왕절개로 만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아이.

태어나자마자 엄마 품에 안겨보지도 못해서 참 미안했단다.


병원에서 보내는 1주일 동안은 코로나 때문에 유리창 너머로 5분 바라보는 것밖에 허락되지 않았어.

참 많이 안고 싶고, 태명도 불러주고 싶었는데, 그저 쳐다볼 뿐이었단다.



산후조리원을 거쳐 집으로 함께 돌아왔을 때, 비로소 우리 아들이 태어난걸 더 강하게 실감했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우리 아들.

엄마, 아빠보다 친구를 더 좋아하기 시작한 우리 아들.

꿈을 발견해 가며 어떤 어른으로 커갈지 고민하는 우리 아들.

좋은 친구를 만나 너를 꼭 닮은 아이를 만난 우리 아들.



너와 함께 할 날들이 영화처럼 머릿속에 지나갔어. 모든 날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얼마나 감사할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우리 아들이 엄마를 떠나보내는 날이었어.




엄마는 참 슬프지만, 그날이 올 수밖에 없는 걸 알기에 부정할 수가 없었어.

이 감사한 시간들이 정말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고 기도할 뿐이란다.




잠든 너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데, 벌써부터 너무 보고 싶구나 아들.

엄마가 떠나서도 절대 잊지 못할 얼굴이 바로 너란다.



할머니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 아들은 하루도 잊지 못하고 매일매일 그리워할 것 같구나.

엄마 없이 살아갈 너의 삶이 부족함 없이 더 행복한 나날들이 되기를 기도할게.

조금만 외로워하고, 더 많이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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