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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 by you Dec 01. 2016

자문의 해

첫번째 성찰

자문의 해, 첫번째



지나온 것은 이미 지나온 그 자체로 유효하다.


시간과 인연도 마찬가지, 과거는 미래를 제시하고 미래는 과거를 소유한다. 그리고 두 가지는 현재라는 이음새에 놓여진다.


현재를 사는 것이 어느 순간을 지나가거나 지나지 않았더라도, 그 자체로 유효한 이유다.


내가 존재했던 시간과 공간, 그리고 내게 존재했던 무엇들에 얽매이지 않아야한다.


지금의 그것들은 공허한 대상에 불과할지라도, 존재의 전적이 남아 그 자체로 유효하기에 굳이 부재의 이유를 찾지 않아도 된다. 대게 우리가 되돌아보는 순간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거리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얽매이는 것은 스스로 도태되는 길이기도 하다. 순간의 잔상을 쫓지말자. 얽매이거나 흔들림 없이 걸어야한다.


다만, 전적에 새겨진 비문을 외면하거나 괄시하지 말아야한다.


비문의 오류는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다. 그릇된 착오를 반복하지 않고, 정직한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다짐과 함께 옷깃을 추스릴 때, 과거에 남겨진 상처는 여문다.


과거를 채색하는 것이 회한이 되서는 안된다.


짙은 그림자를 떨쳐내고 밝음을 찾을 것.


이미 드리운 황혼을 아름답게 추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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